[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잇단 기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이 계속 이뤄지면서 금리 인상 기조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거래절벽 현상이 굳어지고 집값은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지방에서는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도 미분양 오명을 입고,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4만7천21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만1천604가구) 대비 13.5%(5천613가구) 증가한 수치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대구는 지난 10월 미분양이 1만830가구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물량이 소진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대구 1만830가구 ▲경기 5천80가구 ▲경북 6천369가구 ▲경남 4천176가구 ▲충남 2천840가구 ▲전남 2천797가구 ▲부산 2천514가구 ▲강원 2천287가구 ▲제주 1천722가구 등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이달 135.8을 기록, 전월 대비 4.4포인트 높아졌다. 숫자가 클수록 미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앞으로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거래, 금융, 세제 부분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분양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구는 지난 10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23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9월) 대비 1가구가 줄어들었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지난 10월 말 기준 1만830건으로 집계됐는데, 전월(9월)보다 291가구 줄어든 수치다.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 분양에 나선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도 물량 소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속앓이하고 있다. 1~2년 전에 이미 분양 승인이 난 단지나 입주예정일이 한참 지난 단지들이 여전히 물량을 털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난 11월 30일 공개한 미분양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 기준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시공한 '동성로SK리더스뷰'는 지난 2020년 분양 승인, 지난해 1월 계약 마감일이 지났으나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사명 변경 이후 지난해 8월 첫 재건축 분양에 나선 '달서SKVIEW(현대백조타운재건축정비사업)'는 526세대 중 4세대가 미분양 상태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물량 소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구에서 선보인 다수의 단지가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대건설이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분양한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와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2차' 모두 미분양된 상태이며, 현대엔지니어링이 같은 해 9월 동인동 일원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동인' 역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현대건설이 대구 서구 일원에서 처음 선보인 비산동 일원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762가구 중 737가구가 미분양, 봉덕동 일원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은 345가구 중 20가구가 미분양 됐다.
포스코건설이 시공, 공평동 일원에서 분양한 '더샵 동성로센트리엘' 역시 지난해 11월 분양에 나섰으나 미분양됐다. 수성동1가 일원에서 포스코건설이 선보인 '더샵 수성오클레어'는 303가구 중 12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조사됐다. 본동 일원 '더샵 달서 센트엘로' 역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대우건설과 중흥토건도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 나란히 물량 소진에 실패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단지와 2단지는 지난해 6월 분양, 7월 계약이 마감됐으나 지난 10월 31일 기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효목동 일원에서 공급한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와 노원동1가 '북구청역푸르지오에듀포레', 본리동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모두 미분양, 중흥토건이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두류중흥S-클래스센텀포레' 역시 미분양됐다.
GS건설도 올해 3월 '대구역자이더스타', 6월 '범어자이'를 분양했지만 두 곳 모두 미분양 물량이 있다.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도 미분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수성구에서 올해 '만촌자이르네'와 '수성자이르네'를 선보였는데 모두 미분양 됐으며, 수성자이르네의 경우 지난 10월 31일 기준 145가구 중 104가구가 미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도 지난해 12월 대구 달서구 본동 일원에서 481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달서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를 선보였지만, 지난 10월 31일 기준 미분양 물량이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에서 해소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열린 주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젊은 무주택자들의 고금리와 대출 문제, 자금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과중한 보유세·거래세 부담 완화 등을 통해 미분양·미입주 주택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는 "미분양 해답은 시장에 있다"며 "미분양이 늘면 정부 재정으로 막을 수가 없다. 즉,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LH 등 공공에서 매입해 주는 방안은 LH의 부채 문제 등으로 지원 규모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이 같은 방안은 경기회복에 필요한 건설 활동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되도록 민간 보유 여유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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