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최근 고금리, 고물가에 삶이 팍팍해지면서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약관대출에 관심을 보이는 보험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0월 상단금리가 10.12%까지 오른 5대 은행의 신용대출과 비교해 부담이 덜하고 연체해도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감소했지만 보험업만 나홀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1조1천억원, 2금융권도 2조1천억원 줄었다. 하지만 상호금융(-1조6천억원), 여전사(-1조원), 저축은행(-1천억원) 등으로 줄어든 것과 달리 보험업권만 6천억원 가량 늘었다.
보험사 대출이 늘어난 건 약관대출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65조7천316억원이다. 1분기(65조4천608억원)와 비교해 2천708억원 늘어났다. 하반기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약관대출로 눈을 돌리는 대출자들이 늘었다.
한은의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서도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2조8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역시 보험사의 약관대출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약관대출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것이어서 불황의 단면을 보여준다.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50~95%)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다. 대출 연체 시에도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고, 만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까다로운 심사 없이 본인 확인 등의 간단한 절차를 통해 대출받을 수도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급전이 필요해 약관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 부실 차주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삼성화재는 일부 보험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60%에서 50%까지 낮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대출 문턱과 생활비 마련 목적으로 약관대출에 기댈 수 있지만 상환 자체를 포기하는 계약자들이 늘어나는 건 보험사들로선 좋지 않은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면서 "추세를 보면서 추가 대응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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