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진성 기자] 지난 8일 갑작스러운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노옥희 울산광역시교육감의 영결식이 12일 오전 울산광역시교육청 중앙광장에서 엄수됐다.
1시간가량 진행된 영결식에는 유가족, 장례위원회 위원, 교육청 직원, 기관·단체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시민 등 수백여명이 참석해 노 교육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약력 보고, 영결사, 추모사, 추모 영상 상영,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교육청 본관 앞에는 '언제나 약자와 함께한 울산광역시교육감 노옥희,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근조 현수막이 내걸렸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이용균 울산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영결사에서 "새로운 교육에 대한 노 교육감의 열망을 우리는 잊지 않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울산교육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 최미순 다전초등학교 교장, 정윤서 학생(남목고 3학년) 등 3명이 추모사를 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척박한 여건에서 울산교육을 우뚝 세워 주신 노 교육감님 곁에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다"며 "개인의 안위는 뒷전으로 미루고 마지막까지 교육과 공익에 묵묵히 헌신해주신 교육감님의 걸음을 기억하겠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최미순 교장은 "교육감 취임 후 한해 한해 달라지는 울산교육의 모습에 감사했고, 울산의 교사여서 행복했다"면서 "우리의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셨던 노 교육감님, 모든 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남목고 3학년 정윤서군은 "노 교육감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이셨다"며 "어른들이 정해놓은 울타리가 아닌 학생이 주인이 돼 학생자치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노 교육감의 남편인 천창수씨는 "수없이 많은 조문객을 맞이하면서, 남편인 저보다 더 슬퍼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노 교육감이 참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다"며 "슬픔을 함께해주신 시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영결식을 지켜봤던 천씨는 노 교육감에게 "함께해서 행복했다"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추모사와 가족 대표의 인사를 들으면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흘리거나 흐느껴 우는 참석자가 많았다.
영결식 직후 유가족들은 노 교육감의 영정과 함께 평소 교육감이 주로 업무를 보던 교육감실과 접견실 등을 둘러봤다.
이후 흰 천과 국화로 싸인 관은 천천히 교육청을 빠져나와 운구차에 실렸고, 길 양편에 도열한 직원들은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노 교육감과 작별했다.
영결식에 이어 북구 전교조 울산지부 사무실에서는 노제가 열렸다. 노 교육감은 이곳에서 초대, 2대 지부장을 지냈다.
고인의 시신은 울산하늘공원에서 화장됐고, 유해는 경남 양산 솥발산공원묘원에 안치됐다.
한편 영결식 전날인 지난 11일은 노 교육감의 65번째 생일이었다.
주민등록상 생일이 아닌 실제 음력 생일(1957년 11월18일)로, 생전에 미리 주문했던 수제 케이크를 찾아와 빈소에서 생일이 치러졌다.
노 교육감이 평소 좋아했던 단감과 홍시도 올리고, 한 시민이 집에서 준비해 온 찰밥과 미역국으로 생일상이 차려졌다고 시교육청은 소개했다.
노 교육감은 진보단일후보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지역 첫 진보·여성 교육감으로 당선됐고, 올해 6월 재선했다.
제8대 울산시교육감 취임 이후 4년 임기 동안 전국 최하위권이었던 청렴도와 교육복지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조기 실현했고, 공사립유치원 무상급식, 중고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중·고 수학여행비 지원 등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 체계를 구축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3년 연속으로 최우수 1등급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전국 264개 공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부패방지 부문 유공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회복하며 전국 최상위 수준의 청렴도로 끌어올렸다.
노 교육감은 올해 7월 제9대 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교육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고 빈틈없는 맞춤형 지원으로 울산교육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8일 울산시 남구 한 식당에서 열린 지역 기관장 오찬 모임 도중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깨어나질 못했다.
/울산=김진성 기자(jinseong948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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