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개막 후 13연패를 당했다. 11연패로 V리그 역대 타이를 이뤘는데 10일 인천 삼산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져 해당 기록을 다시 바꿨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연패를 끊고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 후 첫승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와 마주했다. 흥국생명에 1세트를 내주고 맞이한 2세트에서 패퍼저축은행은 전혀 다른팀이 됐다.
상대 수비와 리시브가 흔들리고 공격까지 잘 풀리지 않는 틈을 타 세트 중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다. 흥국생명이 세트 후반 점수 차를 좁혔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이를 잘 따돌리고 해당 세트를 획득, 승부 균형을 맞췄다.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도 출발이 좋았다. 흥국생명과 견줘 밀리지 않았고 점수를 주고 받았다. 세트 후반 4점 차까지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강했다.
김연경, 옐레나(보스니아), 김미연의 공격으로 연속 점수를 내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접전 상황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막판 연속 2실점하면서 다잡았던 세트를 내줬다.
위기를 넘긴 흥국생명은 4세트 초반 페퍼저축은행을 거세게 몰아부쳤고 5-0까지 치고나갔다. 페퍼저축은행은 세트 중반 추격에 시동을 걸긴 했다. 하지만 흥국생명 기세와 흐름이 워낙 좋았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형실 감독을 대신해 감독대행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경수 코치는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앞선 흥국생명전(7일)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4세트 승부에서 한 번에 흐름을 넘겨줬다"면서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플레이를 잘 해줬다. 2, 3세트에서 역전하고 접전 상황에서도 따라붙은 부분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대 서브 공략에 너무 정면으로 코스를 잡은 건 좀 아쉽다"고 했다.
이날 삼산체육관에는 대부분 홈팀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찼다. 이와 비교해 적은 수였지만 원정팀 페퍼저축은행과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을 보내는 팬들도 결과를 떠나 경기 종료까지 관중석을 지켰다.
이 대행은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도 연패로인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리고 앞으로 더 패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희망을 보이고 있다"면서 "팬들이 팀의 첫승을 좀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이 수비가 잘되고 연결 또한 잘되다 보니 고전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2세트를 내준 뒤 코트 체인지를 할 때 선수들에게 따로 말은 안했다"며 "경기를 끌려갈 때나 패한 뒤에는 딱히 말을 하진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갈 수 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치른 흥국생명 선수들도 이날 페퍼저축은행의 플레이에 대해 언급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서브가 잘 들어왔다. 지난 7일 원정 경기때도 그렇고 범실이 거의 안나왔다"며 "그리고 수비가 잘돼더라"고 말했다.
세터 김다솔은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수비 간격이 좋아졌다"고 했다.
김연경은 "아웃사이드 히터쪽 공격력이 매섭다. 결정력도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리시브도 잘 버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페퍼저축은행은 경기는 졌지만 올 시즌 0-3 패가 별로 없다. 세트를 따낸다는 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4일 홈 코트인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연패 탈출을 노린다. 흥국생명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맞이해 4연승 도전에 나선다.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의 4라운드 맞대결은 내년(2023년) 1월 15일로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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