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글로벌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생태계를 글로벌 선두급으로 이끈 점이 수상에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면서도 똑똑한 서비스를 이용하며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AI)연구소 소장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회 소셜D·N·A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개인상이라고 하지만 AI 연구소가 그동안 함께 쌓아 온 공로를 대신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에서 초거대 AI 생태계를 주도(리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소셜D·N·A혁신상'은 지난 2020년 아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사회적 가치 실현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제정한 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환기의 갈등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포용적 혁신성장을 실현할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분야 우수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공로상(개인)을 수상한 하 소장은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의 AI 연구를 맡고 있는 AI 연구소 소장 외에도 한국공학한림원 컴퓨팅분과 일반회원,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AI-Data 분과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하정우 소장과의 일문일답.
-인공지능(AI)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6년 당시 대학원에 입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직장에 다니다가 대학원을 간 것인데 공학자로서 어떤 의미 있는걸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상담을 했다. 그러다가 머신러닝을 같이 연구하면 좋을 듯하단 이야기를 듣고 AI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AI 연구가 지금처럼 흥하진 않았다. AI가 역사는 오래됐지만 동작하는 경우가 없는 등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AI가 실제 현실의 문제를 푸는 부분이 재밌겠다고 생각해 AI 연구를 하게 됐다"
-AI 연구소는 어떤 일을 해왔나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AI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가 있다. 하지만 현재 활용되고 있는, 지금 세대의 AI가 끝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그다음을 봐야 한다. 이에 연구소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AI와 관련해 의미 있는 주제를 찾아 선행 연구를 하며 현재 풀리지 않은 문제들에 대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다.
연구소엔 수십 명이 있으며 연구원이 대부분이다.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과 같은 사업 조직과도 협업하고 있다.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먼저 알아두고 가능성이 보이면 서비스에 적용하기도 하고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릴 거 같으면 연구를 이어가는 식이다. 연구소가 일종의 '정찰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며 미래에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모습도 있다
"사람의 경우 배운 내용이 있으면 이에 대한 적용도 잘하면서 나름대로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갖고 있다. 사실 이런 걸 잘하는 AI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문제에선 AI가 훨씬 잘 할 수도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AI가 사람보다 잘하고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문제에 대한 정의는 사람이 해줘야 한다. 또 이를 쪼개서 본다고 할 때 어떤 부분은 사람이 하고 기계적으로 처리가 필요한 부분은 AI를 쓰면 되는 등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AI 기술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협업하는 형태의 사례들은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본다"
-AI 모델은 어디까지 진화했나.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연구 분야가 있다면
"초거대 AI가 처음엔 언어 해석 모델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텍스트를 주면 그 내용을 이미지로 그려내는 데까지 발전했다. 요즘 AI가 만든 그림들을 보면 디지털 카메라가 나왔을 때 이상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도 생각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면서 AI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콘텐츠를 더 쉽고, 더 편하게 양질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경우 언어 쪽에 집중해서 설계됐고 이를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들에 적용해 놨다. 그다음 단계에 대해선 논의 중이고 실제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했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2019년부터 개발자 경진대회(클로바 AI 러시)를 운영하며 인재 양성에 보탬이 될 수 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이 네이버에서 다루는 데이터와 AI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왔다. 우수한 성적을 낼 경우 채용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실제 실무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사실 현장에 AI 전문가가 많이 부족하다. 실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공개된 데이터는 다소 뻔하다. 학교에서 충실하게 기본기를 교육 받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AI를 곳곳에서 활용하게 되면서 비즈니스 영역은 커졌지만 산업계 자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이해도를 높이면서 판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인재 양성은 앞으로도 풀어가야 할 숙제인데 이런 경진대회를 통해 성장 동력이 만들어지는데 기여할 수 있었단 점이 뜻깊었다"
-향후 계획은
"국내 AI 생태계를 더 키우는데 기여하고 싶다. 해외에선 AI 모델이 오픈 API로 공개되기도 하며 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가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2020년 말부터 이런 흐름이 나타났고 우리나라도 이제야 그런 생태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런 것을 보면 앞으로 AI 기반 비즈니스 기회가 더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런 생태계를 글로벌 리더급으로,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보태고 싶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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