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2주기를 맞아 'KH 3대 유산'이 집중 조명 되고 있다. KH는 이건희 회장의 이름에서 따온 영문 이니셜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은 1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 외에도 사회 환원을 위한 3대 기증사업을 펼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추모식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 2주기를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강조했던 이 회장의 유산도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장 유족이 국립기관 등에 미술품 2만3천여점을 기증하자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이 생길 만큼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등 국민 문화 향유권을 크게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전은 매회 매진을 기록해 현재까지 72만명의 관람객들이 유족들이 기증한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적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 지방 미술관에도 특별전이 차례로 열리면서 컬렉션 투어족까지 생겨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뉴욕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2026년 시카고박물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함께 젊은 세대로 수요를 확장시키며 한국 미술계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 이 회장의 컬렉션을 시작으로 한 기부 행렬이 미술이 소유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향유하는 대중문화로 저변을 확대시켜서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의 입장권 예매자는 20~30대가 70.4%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은 특별전을 관람할 때마다 '인증샷'을 찍어 SNS에 등록하기도 했다.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의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고 이 회장의 유지에 따라 유족들은 유산 중 1조원을 감염병 확산 방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기부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7천억원 기부, 이 중 5천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세계적 수준의 120~150병상으로 국내 민간 병원 중 최대 규모다.
정부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기부금 운용을 위해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기부금을 관리하는 위원회도 출범시켰다. 나머지 2천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 비싼 치료비 탓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천억원도 기부했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천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이 쓰인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선뜻 큰 뜻을 내어준 기부자의 선의에 더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일류기업이 국가 중앙감염병 병원 건립을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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