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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사업보고회, 25일 '스타트'…구광모, 한 달간 CEO 만나 옥석 고른다


LG전자 필두로 사업보고회 진행…'비상경영·미래준비' 맞춰 내달 말께 정기 인사 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사장단 대면 워크숍, 폴란드·미국 사업 현장 방문 등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한 달간 진행되는 각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특히 올 연말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이번에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만나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24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25일 LG전자를 시작으로 11월 하순까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 계열사 경영진과 릴레이 사업 보고회를 갖는다.

LG그룹의 사업 보고회는 매년 10~11월 총수와 전문 경영인들이 모여 계열사별로 올 한 해 사업 성과를 돌아보고 이듬해 계획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2020년에는 10월 19일, 지난해에는 10월 26일 사업 보고회를 시작했다.

LG 사업보고회는 각 계열사 CEO가 올해 주요 사업 성과와 내년 사업계획 초안을 보고하면 구 회장의 질문과 상호 토론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사업보고회 주요 화두는 ▲글로벌 복합 위기 대비 ▲고객 가치 기반 성장 ▲공급망(SCM) 관리 등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어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관련 대책 마련을 두고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물류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전방위적인 악재로 인해 주력인 가전·TV 등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TV 사업의 경우 특히 부진해 매출마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GM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4천800억원)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3천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적자 폭이 점차 확대 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이번에 대응책 마련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적자가 5천억원을 넘어서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상태다. 이는 수요 부진 여파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과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최근 구 회장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도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 회장이 최근 한 달간 다녀온 폴란드, 미국 해외 출장이 모두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배터리 사업과 관련된 향후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높은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배터리,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해 왔다"며 "특히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해외 출장에 잇따라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이 취임 후 추진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어느 정도 정비했다고 보고, 이젠 주력 사업과 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 행보를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구 회장도 이젠 각 계열사 CEO에게 일임하기 보다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했다. [사진=LG그룹]

재계 안팎에선 이번 사업보고회를 일종의 면접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지난해 구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으나, '안정 속 쇄신'을 기반으로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이 유임된 만큼 올해는 '성과주의'에 기반해 변화를 주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LG는 매년 하반기에 한 달여가량 사업보고회를 진행한 후 11월 마지막주에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사를 발표해왔다. 이번 인사에선 실용주의를 앞세운 구 회장이 '신상필벌'을 앞세워 인력 재배치에 나설 지도 관심사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첫 해 진행된 지난 2018년 말 임원 인사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던 스마트폰 사업을 질책하듯 MC사업본부장을 1년 만에 교체시켰다. 대신 권봉석 당시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MC사업본부장과 겸임시켰다. 또 전지 사업을 잘 이끌었던 김종현 당시 LG화학 부사장은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에는 7년여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오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눈길을 끌었다. 이후 정호영 당시 LG화학 사장을 새로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보내 곧바로 희망퇴직을 실시,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사령탑이 교체됐다. 미국 GM 전기차 화재 리콜 등 연이어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에 김종현 전 사장은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끝내 물러났다. 이후 구 회장은 '원포인트' 인사로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역시 젊은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할 지도 관심사다. 구 회장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CEO를 대부분 유임하면서도 젊은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특히 신임 상무 132명 중 절반 이상을 40대에서 뽑았다. 당시 기존 경영진을 통한 지속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함께 기용해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를 가속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도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면서 구 회장이 직접 챙기는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과감한 인재 발탁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회장 취임 4년여 만에 가장 큰 고비를 맞은 만큼, 이번에 사업보고회 기간 동안 각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을 줄줄이 만나 사실상 '면접'을 보며 옥석 고르기에 안간힘을 쏟을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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