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대표 수혜주로 꼽혔던 화장품주들의 고전이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부분적 도시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공매도도 집중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장품 업종의 주가 반등을 이끌 모멘텀으로 중국의 소비 부양 정책이 거론된다. 하지만 부양책 효과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대표주인 LG생활건강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2.13%(1만2천원) 오른 57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7월 17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약 48% 하락했다.
다른 화장품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연초 14만원대까지 밀렸다. 이후 지난 2월 리오프닝에 힘입어 19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현재 9만원대까지 밀리며 50%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 코스맥스(-48.80%), 아모레G(-44.44%), 한국콜마(-16.17%) 등이 크게 내렸다.
특히 지난 12일 국내 증시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을 때도 LG생활건강(-5.22%)을 포함한 화장품주들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기조에 따른 중국향 매출 부진으로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비중 가운데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공매도도 화장품주들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공매도 비중이 47.16%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아모레G(47.16%), LG생활건강(22.62%), 코스맥스(20.72%) 등이 높은 공매도 비중을 보였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기법인 만큼,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코스맥스·한국콜마·클리오 등 5개사의 3분기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콜마와 클리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화장품 기업들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와 리뷰 시즌을 전후로 3분기 실적은 회복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기조가 부분적으로 유지되고, 중국 폭염(비수기 영향 강화)이 중국 화장품 업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화장품주들의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만한 모멘텀으로 오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발표될 소비 부양책이 지목된다. 하지만 부양책 효과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완화, 소비 진작 정책이 가시화된다면 화장품 업종의 주가는 단기 반등, 투자심리도 환기될 개연성이 높다"며 "다만 정책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에 온기 반영될지는 업체별 펀더멘털(기초체력) 경쟁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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