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6세대 이동통신(6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와 유관 기업, 학술계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논의에 나서면서다. 다만 이를 위해선 5세대 이동통신(5G)망과의 주파수 간섭 문제, 위성통신 분야 인력 부족 문제,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출·상생 문제 등을 앞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30일 오후 인텔리안테크놀러지스(대표 성상엽) 본사에서 제11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가 개최됐다. 6G 시장에 대비해 저궤도 위성통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정부 관할 부처, 산업계, 학술계 등 유관기관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대한민국 ICT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발전 방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저궤도 위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게 돼 뜻이 깊다. 저궤도 위성통신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방향이 논의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개회했다.
◆위성통신망 구축 방안에 그룹 추진현황까지…산·학 발표 주제 '가지각색'
이날 발표는 최경일 KT SAT 전무와 김정호 한화시스템 본부장, 권병현 LIG넥스원 부사장, 강충구 고려대학교 교수 등 4인이 맡았다. 발표 주제는 각각 ▲국내 독자 6G 위성통신망 구축 방안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추진 상황 ▲군·민간 위성통신간 상호보완적 발전 방안 ▲6G 위성통신: 우리의 미래와 도전 순이다.
최경일 KT SAT 전무는 발표를 통해 저궤도 위성통신 부분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6G 통신 시스템 수준은 해외보다 뒤쳐져 있다는 시각이다. 6G 통신 시스템이란 지상망과 위성망을 포함해 모든 통신망을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을 말한다.
최 전무는 "6G 통신 시대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선 관련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주파수와 궤도 확보가 최우선 사항"이라며, "위성용 주파수와 6G NR NTN 주파수 확보가 시급하다. NTN 표준 제정에 신도적으로 참여해 한국의 기술을 표준으로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정호 한화시스템 본부장은 한화그룹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추진 상황을 공개했다.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이 제 역할을 수행하곤 있지만, 6G 시장에 대비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궤도 위성통신 기반 글로벌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제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저궤도 위성통신은 우주 인터넷을 가능케하는 통신 수단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LEO)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위성통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권병현 LIG넥스원 부사장은 민·군 간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 협력 방안과 기대효과를, 강충구 고려대학교 교수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 3가지 주요 이슈를 각각 설명했다.
◆위성통신 주파수, 5G 지상망과 간섭…유관분야 인력 부족 문제도 '시급'
이날 간담회 방점은 발표 이후 이어진 자유토론에 찍혔다. 산업계 임원진과 대학 교수진, 유관기관 등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해법·과제를 제시하면서다. 핵심 과제는 세 가지로 좁혀진다. 저궤도 위성통신 주파수의 5G 통신망 간섭 문제와 유관분야 인력 부족, 해외 사업자 국내 진출 시 상생 방안 등이다.
성상엽 인텔리안테크 대표는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제언한다. 해외에선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저궤도 위성이 위성통신으로 다가오는 속도가 빨라졌다. 우리나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속도를 더 내야할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정부 차원에서의 주파수 정책 재검토와 인력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궤도 위성통신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위성 주파수가 필수적이지만, 5G 주파수와 간섭 문제가 있다"면서도 "관련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채용을 수 차례 진행했지만 인력이 없어 해외 지사에서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성철 SK텔링크 본부장은 5G 주파수 간섭 문제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6G 시대에 위성통신이 필수적인 인프라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위성 주파수가 5G와 겹쳐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며, "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여러가지로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미 일부 해외 사업자는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사업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얻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주파수 간섭 문제 등 국내 사업자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해외 사업자들이 진출한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해외와 국내 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윤규 2차관 "저궤도 위성통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저궤도 위성통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화답했다. 인력 부족 등 문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2차관은 "저궤도 위성 산업의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며, "부족한 관련 분야 인력 문제야말로 국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 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성통신 구성원인 제조산업 또한 소외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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