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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산업'에서 '문화'로 도약하는 K-게임, 관성을 깨라


문화예술 범주에 포함되는 '게임'…글로벌로 도약하라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게임은 문화다"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에 포함하기로 하자 업계에서 게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주장했던 슬로건이 3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지난 25일 게임을 법적으로 '문화예술'의 범주에 포함하는 문화예술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당장 실제적인 수혜는 없을지 몰라도, 향후 게임이 음악, 영화, 미술 등과 함께 문화예술과 같은 위상을 얻으면 게임의 기존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동시에 업계가 탄력을 받을 수 있고, 게임 중독의 질병 분류에 맞서는 강력한 논리도 될 수 있다.

이미 '산업으로서의 한국 게임'은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효자 역할을 하는 등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그 배경으로 장르 편중, 이용자 간 경쟁 유도,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페이투윈(P2W) 구조에 의존한 수익 모델 등 K-게임 고유의 오래된 관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화적 위상'의 측면으로 볼 때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게이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예술에 가까운 콘텐츠를 쏟아내는 고티(GOTY) 게임들과 비교하며, 한국 게임에서 과도한 아이템 뽑기과 지식재산권(IP)의 지나친 재활용, 천편일률적인 스토리라인과 게임성 등을 특징으로 들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물론 조직이 커질수록 초기의 신선한 사고와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려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소수 개발진이 작은 사무실에서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순수한 초심으로 몰두해 밤새 아이디어와 싸워 만든 게임 하나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과, 사업부와 개발팀, 운영진 등 수많은 인원이 빌드, 테스트 일정과 매출 압박 등에 맞춰가며 조직적으로 게임을 제작해 성과를 내는 일은 완전히 다른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업계에서도 위기감을 느끼는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이 태동한 지 20년이 훨씬 넘었다. 20년이면 타 산업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업계의 큰 트렌드를 바꾸는 시점이다.

빅3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콘솔 차기작으로 손을 뻗고 있고, 이 중 넥슨은 서브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을 지향한 작은 콘솔 프로젝트를 계속 실험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래프톤과 펄어비스 등은 트리플 A급 차기작을 예고했으며, 최근 네오위즈는 국내 업계에서 많이 시도되지 않던 소울라이크 작품 'P의 거짓'으로 게임스컴 어워드 2022에서 3관왕을 수상했다. 업계에서도 콘솔로의 플랫폼 변화는 K-게임에 긍정적인 체질 변화를 수혈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언급한 "게임은 문화다"라는 슬로건은 3년 전에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 역시 한국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인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에서 문화로 도약하는 K-게임,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관성을 깨는 용기, 그리고 게이머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필요하다. 업계의 신선하고 다양한 시도를 응원한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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