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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산폰 무덤' 韓, 1% 벽 깨지 못하는 이유있다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다소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데다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은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에 올라 있는 샤오미가 한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77%)와 애플(22%)이 양분하는 구조다. 이외에 업체들을 모두 합쳐도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모바일 사업을 정리하면서 삼성전자·애플의 양강구도는 더욱 강화됐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가 67%, 애플이 22%, LG전자가 10%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서 한 소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서 한 소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당초 시장에서는 LG전자의 모바일 철수로 인해 외산폰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외산폰 업체들이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전자, 애플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거세졌다.

유독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외산폰이 힘을 못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외산폰 업체들은 대부분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데, 이동통신사 매장 등에서도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오랜 기간 한국 스마트폰 시장 문을 두드려온 샤오미도 지난해 말이 돼서야 처음으로 공식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광고마저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대부분의 외산폰 업체들은 신제품을 출시했음에도 광고를 진행하지 않거나, 온라인을 통해 소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외산폰이 생소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후서비스(AS)가 열악하다는 점도 외산폰 선택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교적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샤오미마저도 전국에 스마트폰 AS 센터가 15개에 불과하다.

최근 스마트폰 '폰원'을 출시한 영국 스타트업 기업 낫싱의 경우 AS는 더욱 열악하다. 국내 총판사가 없고, '해외 직구' 방식으로만 판매를 진행하고 있어 낫싱 글로벌 AS 센터나 제품을 구매한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AS가 가능하다. 낫싱 글로벌 AS 센터를 이용할 경우 해외로 제품을 배송해야 하는 등 상당 시간이 걸린다.

제품 출시에도 소극적인 편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5월 신제품2종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9년 만에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신제품 2종 모두 글로벌 시장에는 9개월가량 먼저 나온 '구형 모델'이었다. 해당 라인업에 신제품이 나왔음에도 전작을 내세운 것이다. 사실상 시장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을 감안해 일단 분위기를 살핀다는 목적이 다분해 보였다.

외산폰 업체들이 유통부터 AS망 등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데 부담이 크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미 외산폰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문을 두드리기만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야 1%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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