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에 나섰지만, 금리인상 등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규제지역 해제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안팎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6월 이를 결정할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린다.
7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전국 각 자지차들이 주택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며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를 국토부에 요청하고 있다. 경기 동두천·김포시·파주시·안산 등 수도권은 물론, 천안, 대전, 대구와 울산 중남구, 광주, 포항, 광양, 순천 등도 규제지역 해제를 건의했다.
이들 지자체는 주택거래가 끊어지면서 취득세 등 지방세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분양가격 상승에 따른 미분양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역경제는 그만큼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대구의 경우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2011년 말 이후 약 10여년 만에 가장 많이 늘면서 '미분양 무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구는 지난 4월 미분양 물량이 6천827가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1년 말 8천672가구를 기록한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북(5천938가구), 경남(2천286가구), 전남(2천371가구) 등 지방을 비롯해 심지어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법에 의하면 규제지역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규제 강도순)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률,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량 등을 고려해 시장의 과열여부를 판단한다.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이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규제지역을 지정 또는 해제한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부동산 세제강화(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등)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억원 이하 50%·초과 30% 적용 ▲주택구입 시 실거주목적 제외 주담대 원칙적 금지 ▲청약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39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111곳에 달한다. 지자체가 조정대상 지역 해제 요청을 받은 경우 국토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40일 이내에 해제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지자체들은 주택 거래가 끊긴 데다 부동산 가격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규제지역을 조속히 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파트 거래가 끊어지면서 대표적 지방세인 취득세는 줄어들었다. 반면 규제지역 지정으로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면서 지방에서 중앙정부로 세수이전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규제지역 해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후보시절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선정은 정부가 서울의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경기도까지 함께 묶은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가 역설적으로 경기도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제지역 중 유일하게 투기과열지역은 주택법에 따라 시도지사가 시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해제할 수 있다. 김 지사는 해당 시·군과 함께 국토부 장관과의 협의 및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재검토 및 해제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이달 열린다. 전국적으로 규제지역 완화 요구가 쏟아지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계속된 지역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규제지역이 완화될 경우 자칫 가격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을 과도하게 늘린 것이 문제"라며 "규제를 풀긴 해야 하지만, 규제가 한번에 풀리면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지역별로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