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김혜경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는 어디서든 누구와든 소통이 가능한 환경은 물론, 이용자들을 메타버스 세상에 묶어둘 수 있는 유인책으로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가운데 기업들은 일반 크리에이터들이 가상세계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는가 하면, 현실세계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일하고, 놀고,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를 제안했다.
ICT에 강한 종합미디어 아이뉴스24가 31일 오후 1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온 화상스튜디오에서 '메타버스를 정의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아이뉴스24 ICT포럼(ICTF) 2022'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메타버스가 산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와 포털, 플랫폼사 등 거대 IT 기업들이 각자의 인프라와 강점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미래 전략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
메타버스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결국 메타버스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에 대한 해답도 달라진다.
이에 아이뉴스24는 각각의 전문가를 초청해, 산업적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정의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 구현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박동석 아이뉴스24 사장 겸 편집국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전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실장은 "정부는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메타버스,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메타버스 특별법 제정,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발굴 등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블록체인을 통한 신뢰 기반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메타버스 코어: 경험=아이덴티티+이코노미'를 주제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메타버스의 핵심은 게임이라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활동과 플레이의 재미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이어 1부에서는 ▲조익환 SKT 메타버스 개발 담당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겸 컴투스 CMVO ▲이승희 더샌드박스 코리아 한국사업총괄이 발제자로 나서 회사의 메타버스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박형철 크래프톤 NFT 메타버스 사업총괄 ▲고정환 엔픽셀 메타본부 본부장 ▲한호주 싸이월드제트 블록체인 부문 이사 ▲박일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 디지털트윈제작 총괄 이사가 현 수준에서의 메타버스 구현 사례를 공유했다.
◆ 장현국 위메이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 메타버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메타버스를 ”거대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로 정의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8월 '미르4' 글로벌을 흥행시키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게임사다. 조악한 블록체인 게임이 대다수였던 당시 시장에서 '미르' 세계관을 바탕으로 웰메이드 무협을 연출해 크게 성공했다. 미르4 글로벌은 게임 내 재화인 흑철을 '드레이코'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기축통화인 위믹스로 바꿔 현실 세계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합성 코인인 '하이드라'와 장기투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하이드라 스테이킹', 미르4 캐릭터 NFT를 활용한 'NFT 스테이킹' 프로그램 등 여러 갈래의 경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오는 6월에는 위믹스3.0와 스테이블 코인인 위믹스 달러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장 대표는 메타버스의 핵심은 결국 게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메타버스에 대한 다른 정의를 갖고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동의하는게 게임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궁극의 모습이라는 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며 "물론 현재의 온라인 게임이 메타버스라는 건 아니다. 게임 내 갇혀있는 경제가 바깥과 연결되고 확장되는 게 메타버스의 코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조익환 SKT "내 아바타가 부 쌓는 이프랜드 놀이터"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익환 SK텔레콤 메타버스 개발 담당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발전 방향에 대해 ”다양한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프랜드'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은 수많은 가능성(if)들이 현실이 되는 공간(land)'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상 캐릭터인 '아바타'를 통해 일명 '부캐'를 만들 수 있고, 이 부캐를 통해 어디든 갈 수 있으며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조 담당은 "매우 많은 형태의 모임과 콘텐츠와 이벤트들이 지금도 이프랜드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고, 저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시도들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프랜드는 더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제공할 예정으로, 소통이란 미션을 작게 이야기하면 '모임'이라는 형태로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담당은 '이프랜드'가 나아갈 방향으로 ▲아바타 크리에이터(창작자)· 인플루언서 육성 ▲수익화 시스템 구축 ▲해외 진출 등을 지목했다. 그는 ”SK텔레콤 브랜드를 포함해서 네트워크 전체 시장이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또 경제적 가치까지 제공하는, 실질적인 활용성이 있는 실제 경제 규모를 갖춘 형태로 발전할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를 통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컴투버스서 사회·경제·문화 다 누린다"
박관우 컴투스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VO) 겸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메타버스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사회·경제·문화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투버스'를 내놓으며 게임업계에서 일찌감치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한 바 있다. 컴투버스는 경제, 사회, 문화시스템이 존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올 하반기 컴투스 전 직원 2천500여명이 컴투버스 가상 오피스에 입주한다. 내년 상반기 중 파트너사 입주가 완료되면 대략 10만명의 실사용자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버스는 ▲오피스월드 ▲커머셜 월드 ▲테마마크 월드 ▲커뮤니티 월드 등 총 4개의 월드로 구성되며,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개인이나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컴투버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실사용자들이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최소 9시간동안 플랫폼 내에 락인(lock-in)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파트너사로 협업하는 기업들이 플랫폼 내에서 비즈니스 등 생산활동을 영위할 수 있을 뿐더러, 내년 하반기 커머셜, 테마파크, 커뮤니티 월드가 오픈되면 일반 유저들도 컴투버스 내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승희 더샌드박스 "블록체인·NFT 융합…메타버스 미래 결정한다"
이승희 더샌드박스 코리아 한국사업총괄은 “메타버스는 다음 세대의 진보된 디지털 공간”이라며 “기술적 진보가 없더라도 현재 온라인 세계가 조금씩 변하면서 메타버스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괄은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등 기존 온라인 콘텐츠에서 할 수 없었던 행위가 가능하도록 구축하는 것이 핵심"며 "경제적 활동이 가능하려면 메타버스 내 모든 활동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샌드박스의 가상 공간에서는 부동산 개발과 인테리어 디자인, 게임, 대체불가능토큰(NFT) 구매, 패션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사, 유명 인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더샌드박스는 단순 게임이 아닌 '경험'이라는 것이 이 총괄의 설명이다.
이 총괄은 블록체인과 NFT의 융합이 디지털 공간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봤다. 그는 "이용자에게 다양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현실의 물리법칙을 초월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 NFT는 게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NFT 활성화와 함께 아바타의 상호운용성도 향후 메타버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크리에이터 중심 메타버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박형철 NFT·메타버스 사업실장은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project MIGALOO)'를 공개하며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청사진을 밝혔다.
'제페토'의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와 함께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미글루는 C2E 가치 기반의 고품질 메타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스튜디오 제작진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양사는 연내 합작 법인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의 의미는 제각각 다르지만 크래프톤이 지향하는 메타버스는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 중 하나이자 'FUN(재미)'를 위한 가상 공간을 의미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프로젝트 미글루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도 공개했다. 미글루의 월드는 퍼시스턴트 월드, 개별 크리에이터, 브랜드 혹은 IP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랜드와 빌딩, 그 안에서 이용 가능한 인스턴스 스페이스로 구성된다.
박형철 실장은 "퍼시스턴트 월드는 기술적으로는 세션당 최대 300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월드를 구현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랜드와 건물은 퍼시스턴트 월드 내에 계속 존재하게 되고 자유로운 인테리어도 가능하다. 인스턴트 스페이스는 실제 콘텐츠를 만드는 공간으로, 아바타 챗, 콘서트,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게임 하나하나가 픽셀"…엔픽셀, 프로토콜 경제 '메타픽셀' 임박
고정환 엔픽셀 메타본부 본부장은 '그랑사가'를 비롯한 자사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육성해 메타버스 생태계 '메타픽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메타픽셀의 '픽셀'에서는 게임 IP를 시작으로 확장하는 서비스들이 위치한다. 엔픽셀은 우선 자사 메타픽셀 구축을 위해 회사의 본질이자 강점인 게임부터 집중 육성해 관련 IP를 메타버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메타픽셀 생태계의 핵심은 웹3.0을 기반으로 한 '프로토콜 경제'다. 고 본부장은 메타버스를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정의했다. 프로토콜 경제는 거대 플랫폼의 개입 없이 개인 간 프로토콜(약속)을 정해 거래하는 생태계로서 탈중앙화가 핵심이다.
고 본부장은 "그랑사가와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 등 게임부터 다채롭게 만들고 관련 IP를 메타픽셀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면서 "게임,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올 수 있는 메타픽셀 생태계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싸이월드의 야심…"콘서트·게임·쇼핑 등으로 확대"
김재룡 싸이월드제트 블록체인부문 이사는 "싸이월드의 기존 아이덴티티가 '미니홈피'라는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해서 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진행하는 것이었다면, 이를 넘어 이제 '메타홈피' 구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싸이월드는 6월 중 정식 출시될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토대로 미니홈피와 메타버스·암호화폐가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메타홈피'를 내세웠다. 향후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이용자들이 콘서트 관람, 게임,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메타홈피'의 축은 싸이월드제트와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미니룸과 연동해 싸이월드가 추구하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핵심 축을 이룰 예정이다. 미니룸에서 3D로 구현된 아바타 '미니미'가 밖으로 나가면, '싸이타운'을 이루는 광장을 미니미가 거닐 수 있다. 분수대, 광장, 잔디밭 등 다양한 요소들이 구현됐으며 그간 제휴를 맺었던 기업들이 입점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 트윈으로 사물·서비스 이동 주도
박일석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 디지털트윈제작 총괄 이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 사물과 서비스 이동을 주도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서비스를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해서, 체험하고자 하는 것에 있어 디지털 트윈은 메타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더욱 실감나게 직관적으로 체험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지향하는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 측면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우리가 구축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트윈은 인프라 측면에서 결국은 쓰이게 될 데이터"라며 "여러 자율주행 디바이스 및 물류, 스마트시티 및 시설물 관리 등에서도 활용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구축된다면, 기존 네비게이션 지도 등과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파생 데이터를 만들어, 좋은 서비스 소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 전체를 종합한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와 로드뷰 스트리트를 밖에서 바라본 모습인 파노라마, 이 두가지를 융합한 데스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표지판과 노면 표지 및 신호등을 수집한 어노테이션 데이터도 수집한 상태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