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해외 대형 OTT(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에 착륙하면서 국내 OTT 플랫폼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는 OTT와 같은 홈시네마 관련 수요가 폭발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건설업계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일부 건설사들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내에 고급 영화관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수준 높고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26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 사회동향'에 따르면 OTT 이용 비중이 66.3%로 전 국민의 3분의 2가 OTT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90% 안팎이 최근 3개월 중 OTT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영향으로 급성장한 OTT 플랫폼 시장은 소비자들의 미디어 콘텐츠 선택의 폭도 넓혔다. 이에 홈시네마 환경을 뒷받침하기 위한 하드웨어 제품의 질과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2월 급성장하고 있는 홈시네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뛰어난 화질과 스마트 기능을 갖춘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를 공개했다.
더 프리미어는 가정환경에서도 소비자에게 영화관 같은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 TV로, 벽면 앞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초단 초점 방식으로 복잡한 설치 과정이 없다. TV에서 사용 가능한 스마트 기능도 적용돼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영상 콘텐츠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초 선보인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은 전 세계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연달아 '완판'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더 프리스타일(The Freestyle)은 원통 형태의 빔프로젝터 스크린이다. 프로젝터 설치 시 매번 거치는 화질 조정 단계를 대폭 줄였으며, 국내외 OTT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블루투스·AI 스피커 무드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업계도 자사의 브랜드 아파트 입주민을 위해 홈시네마의 개념을 한층 더 확장하고, 단지 내에 유명 업체들과 손잡고 럭셔리 영화관을 조성하고 있다.
실제 입주민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며, 예비 입주민들도 사용하지 않고 관리비로 지출되는 비효율적인 커뮤니티 시설 대신 이 같은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메가박스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에게 차별화된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 메가박스 부티크 수준의 프리미엄 상영관을 구축한다. 메가박스는 조성된 상영관에 개봉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오페라 등 입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상영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GS건설은 CGV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아파트 단지 내 영화관을 구축했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그랑자이'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커뮤니티 시설로 '단지 내 영화관'이 손꼽히며, 입주민의 호평을 받았다.
26석 규모로 조성된 이 영화관은 입주민을 위한 전용 프리미엄 상영관(CGV 골드클래스 수준)이며, 영사기와 스크린, 의자 등의 시설도 최고급으로 마련됐다.
서초그랑자이 입주민은 기존 CGV 골드클래스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각종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최신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콘서트, 스포츠 생중계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상영될 예정이며, 입주민은 개별적으로 영화관 전체를 대관할 수 있어 각종 행사에 이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단지 내 영화관 수요가 높아지자, GS건설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던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지방 도시까지 확대한다.
지난 1월 3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나주역자이 리버파크'에도 단지 내 영화관(CGV Salon)이 조성된다. 앱으로 예약해 입주민이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서초그랑자이 이후 단지 내 영화관이 조성되는 두 번째 단지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장기화와 OTT 플랫폼으로 격발한 홈시네마 시장 성장이 건설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까우면서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요즘 분양시장에서 가장 핫한 커뮤니티 시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도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과 업무협약을 통해 단지 내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기회를 입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입주민만을 위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점점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단지 내 개별 영화관이 새로운 커뮤니티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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