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정부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에서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해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외식업계와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에선 영업시간제한과 인원이 다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통령선거(3월 9일)를 앞두고 정부가 오는 13일까지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번 주 내에 완화할 전망이다. 시행 결정 당시에도 정부는 유행 상황에 따라 완화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정부가 현재 상황을 엔데믹 초입으로 정의하는 건 낮은 치명률 때문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은 0.18%다. 델타 변이(중증화율 1.4%, 치명률 0.7%)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최근 2주간 오미크론 치명률은 0.13%로 더 낮아졌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풍토병 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며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거리두기 개정안에서는 현행 사적 모임 인원 유지와 함께 영업시간만 1~2시간 더 늘리는 방안과 영업시간을 1시간 늘리고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두 가지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도 거리두기 완화를 추진하는 건 외식업계와 자영업자들의 지속된 매출 하락 때문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외식업계의 매출 변화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빅데이터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1월 외식업 매출액은 9조9천497억원으로, 2021년 한 해 중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조9천155억원(23.8%) 증가했고, 점포당 매출액 역시 1천403만원으로 21.4% 늘었다. 이는 11월 1일부터 시행된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조치 덕분이다. 당시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모임 규모가 완화됐고 유흥시설을 제외한 업종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도 사라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문가들은 지금 (거리두기 완화를)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이대로 계속 지금 그러면 몇 달째 방치하는 꼴"이라며 "그래서 뭔가 조정을 해야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외식업계 매출이 다시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엔데믹 전환 상황에 따라 이번 거리두기 완화 조치는 다시 강화될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진작 추진되어야 했을 사안이고 이번에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다시 더 강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크다"며 "도심부에 넓은 홀을 가진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나 소규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모두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거리두기의 조기 완화를 반기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번 거리두기 체제에서는 10시까지만 식당을 운영해 2차 손님도 많지 않았고 주류 매출도 예전보다 하락한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11시나 12시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면 2차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조기 완화가 때 이른 조치라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표심을 생각한 '정치방역'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병상 운용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력·음압병상·장비 부족 문제까지 더해져 지역 의료계의 시름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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