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1.2% 내린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흑자전환했고, 물가 상승에 따른 보험료 인하 여론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1위 사업자의 보험료 인하로 인해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4월11일 개시하거나 갱신하는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2%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손보업계에서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2020년 1월 3%대 인상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보험료 인하는 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개선돼 흑자를 달성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교통량과 사고 건수가 줄면서 삼성화재 차보험 손해율은 81.1%로 2019년(91.4%)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차보험 적정손해율은 80%대로 보고 있는데 현대해상(81.2%), DB손해보험(79.6%), KB손보(81.5%) 등 주요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해율도 90% 이하로 내렸다. 손보사들은 202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던 차보험에서 지난해 2800억 원대 흑자를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로 다른 손보사들도 차보험료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보험은 상품 구조가 비슷하고 온라인(다이렉트) 판매 채널의 경쟁이 치열해 경쟁사들도 보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차보험의 경우 대형손보사들은 약관마저도 똑같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게다가 최근 다이렉트 판매 채널 경쟁이 심해서 한 번 삐끗하면 점유율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여론의 압박도 차보험료 인하를 가속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손보사들에게 차보험료를 2% 내려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차보험은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할 때 밤영하는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물가상승률에도 일부 반영된다.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11월(3.2%), 12월(3.7%), 올해 1월(3.6%) 등으로 올라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 및 정비요금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그 동안 보험료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해 코로나로 인한 손해율 개선 부분을 보험료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항후 차보험료 인하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손보업계에서는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액이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정비요금 4.5% 인상, 도장료 인상 등 보험원가가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차량 이동량이 회복되면, 결국 손해율도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차보험 흑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반사이익이며 구조적으로는 아직 적자를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