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설렘보다는 걱정이 더 되더라구요." 한성정이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에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나왔다.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지난 26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성정은 트레이드 카드에 포함돼 우리카드에서 KB손해보험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지난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를 통해 KB손해보험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연패를 당하고 있던 KB손해보험은 1세트 위기를 맞이했다. 세트 후반 주전 레프트 중 한 명인 김정호가 블로킹 도중 착지 과정에서 오른 발목을 다쳤다.
김정호는 결국 이날 다시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고 병원으로 가 검진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1세트를 먼저 내주고 끌려갔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2~4세트를 내리 따내며 역전승했다.
승리 주역은 이날 52점을 올린 '주포' 케이타(말리)다. 그러데 그 뒤를 받친 한성정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2블로킹을 포함해 10점을 올리며 케이타에 이은 팀내 공격 2옵션 노릇을 잘 수행했다.
김정호의 예상하지 못한 부상으로 한성정 영입은 딱 들어맞은 카드가 된 셈이다. 한성정은 경기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적 후 첫 경기라 내가 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며 "V리그 데뷔전때보다 더 긴장이 됐다. 선수로 뛰며 처음으로 다리에 쥐가 나더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호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V리그 입단 동기다. 2017-18시즌 한성정이 1라운드 1순위, 김정호는 2라운드 4순위로 각각 우리카드와 삼성화재 지명을 받아 프로선수가 됐다.
둘은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으로 왔다. 여러모로 인연이 있다. 한성정은 새로 만나게 된 세터 황택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100%는 아니지만 (황)택의가 공을 잘 보내줘서 후위 공격도 성공했다"며 "앞으로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서로 더 자주 얘기도 하면 나아질 거라고 본다"고 웃었다.
그는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던 당시 상황도 전했다. 한성정은 "섭섭한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우리카드에서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면서 "프로선수라면 받아들여야하는 상황이고 이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으니 새로운 팀을 위해 노력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카드에서는 정말 코트로 나가 뛰고 싶었다. 내 가치를 코트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경기에서 플레이를 잘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도 했다. 한성정은 올 시즌 종료 후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만큼 KB손해보험은 즉시 전력감인 한성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의미다. 한성정의 가세로 KB손해보험은 공격력 보강 뿐 아니라 약점으로 꼽히는 사이드 블로킹쪽 높이도 올렸다.
케이타에 대한 인상도 밝혔다. 한성정은 "너무나 흥이 넘쳐서 놀랐다"며 "코트 안팎에서 계속 웃는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동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성정의 이적 후 두 번째 경기는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예정됐다.
그는 새로운 홈 팬들 앞에 나선다. KB손해보험은 이날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의정부체육관에서 4라운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수원=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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