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유통업계 "이러다 점포 매대 텅텅 빈다"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물류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이커머스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칫 품귀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사 배송 차량을 위해 요소수 품귀 사태 이전 요소수 일정량을 비축해둔 만큼 당장은 큰 혼란은 없다는 입장이다.

배송 차량을 100% 자체로 운영하는 쿠팡의 경우 올 연말까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요소수를 확보해뒀다. 마켓컬리도 새벽배송 기사들에게 자체적으로 비축한 요소수를 지급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는 비축해둔 물량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해 배송에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도 "직고용 배송 기사들을 위해 요소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협력사 배송기사들에게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대형 물류사와 위탁 계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차량에 요소수를 새롭게 보충하면 길게는 두 달 정도 운행할 수 있는데다, 2015년 이전 등록 차량은 요소수를 필요로 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비축해둔 요소수로 충분히 운행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래도 혹시 몰라 매일 현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편의점 기업들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물류 자회사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에 따르면 현재 차량별로 여분의 요소수를 보유하고 있어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회사 소속의 소형 트럭보단 허브센터에서 대리점 등 간선 노선을 다니는 대형 화물트럭의 경우 운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 트럭을 운행하는 개인 차주(지입 차량)들의 경우 직접 요소수를 구입해야 하는데다, 최근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치솟으며 운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배송 위탁 계약을 맺은 CJ대한통운 등에 요소수 공급을 사정하고 있으나, 10리터 당 1만원 선에 유통되던 요소수 가격이 최근 10만원까지 폭등하며 지입 차량을 운행하는 기사들이 운행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의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까지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경우 대형마트는 물론 온라인 몰의 매대가 텅텅 빌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데 필요한 액상 물질이다. 중국이 요소수 주원료인 요소에 대해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서며 요소수 대란이 벌어졌다. 국내의 경우 요소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가영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요소수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내 관련 비서관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TF는 요소수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일일 비상점검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