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혁신적, 창의적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위해 과기정통부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기관입니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자체 교육생을 배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기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개발, 보급해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지난 2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제2회 아이뉴스24 소셜D·N·A 혁신상' 시상식에서 '공로상(개인)'을 수상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에 정부가 이렇게 훌륭한 교육기관을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하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혁신 실험이 좋은 결과를 낳기를 기대하는 뜻으로 상을 주신 것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소셜D·N·A혁신상'은 아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과기정통부와 함께 제정한 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포용적 혁신성장을 실현할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분야 우수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함께 설립한 혁신 교육기관이다. 동료학습에 기반한 새로운 교육으로 글로벌 수준의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첫 사업으로 2019년 12월 개교한 '42 SEOUL'은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3無 교육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프랑스 '에꼴42'의 아시아 최초 캠퍼스로, 1기에 250명 이상씩, 1년에 두 세 차례 교육생을 선발한다. 24개월간의 비학위 교육과정으로,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하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선발된 교육생에게는 월 100만원씩 교육 지원금도 준다.
'42 SEOUL'에 이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X'는 이같은 혁신 교육을 국내 SW생태계로 확장하기 위한 사업이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이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42 SEOUL'과 같이 프로젝트 기반 학습 방식을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기관들과 기업들이 필요한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며 개발자 성장의 핵심도구인 '코드리뷰'를 제공하는 오픈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한 해 500~700명 정도의 개발자를 배출하는 것으로는 30만 양병설까지 나오는 현재 상황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교육 방식으로, 고급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가 탄탄한 소프트웨어 인재를 수천, 수만명씩 양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급하는 것이 프로젝트-X의 목표"라고 한다.
이민석 학장은 한성대학교, NHN NEXT, 국민대학교를 거쳐 현재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초대 학장을 맡기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의 혁신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도 학교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교육방식을 도입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들을 학교와 민간에 확산시켜 개발자 교육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교육의 핵심은 문제의 본질을 찾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 코딩은 그 과정을 위한 하나의 도구다. 누구나 개발자가 되어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소개자료에 적혀 있는 이민석 학장의 말이다.
다음은 이민석 학장과의 일문일답.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혁신적인 이유는
"일단 선생님이 없다. 교수가 교재를 바탕으로 수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어진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료학습으로 자기들끼리 성장하는 방식이다. 소프트웨어는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 만들 것, 해결해야 할 문제를 풀면서 배운다.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동료학습은 그 과정에서 서로의 빈 구석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소프트웨어를 전혀 만들어보지 않은 학생들도 서로 물어보면서 학습을 하고 서로 평가해주고 팀을 만들어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짜여져 있다.
또한 교육비용 면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방식이다. 학생 대 매니저 수로 비교하면 기존 부트캠프에 비해서도 두 배이상 효율적이다. 기존 교육은 교수에게 심하게 매여 있다. 비용을 좌우하는 인적 요소를 최소화 하면서도 단기간에 훌륭한 개발자를 양성해 낼 수 있다."
-주로 어떤 학생들이 오나
"교육생 평균연령은 25세다. 16세부터 63세까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 출신들이 들어온다. 대부분은 휴학생, 취업준비생들인데 소프트웨어 전공자(42%)보다 비전공자(58%)들이 더 많다. 선발기준은 라피신(수영장)이라고 부르는 한 달 짜리 선발과정외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 라피신은 학생들을 수영장에 던져놓고 살아남은 학생만 건져낸다는 에꼴42의 독특한 교육방식이다. 대충 반 정도가 살아남는다. 온라인 테스트는 누구나 될 때까지 볼 수 있다."
-개교 2주년이 돼 가고 있는데, 목표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나
"아직은 1기가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학생들이 취업하게 되는 내년 여름쯤에는 객관적인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 되는 학생들도 있고, 중간그룹이 있고, 항상 그렇듯이 시스템에 잘 적응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여태까지 1천100명 정도 뽑았는데 100여명은 (졸업하기 전에) 이미 취업했다. 이른바 '엄마가 이름 아는' 회사에. 물론 중도 탈락한 학생들도 꽤 있다. 에꼴42는 기본적으로 다같이 모여서 공부하는 집합교육 시스템인데 개교하자마자 코로나19가 발생해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은 있었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개발자들이 학교에서 잘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코딩한 결과를 숙제검사하듯이 검사하기 때문이다. 코드가 작동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회사에서는 선배, 동료들이 코드를 들여다보고 뭘 개선해야 하고 뭘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즉 동료학습, 코드리뷰가 개발자들이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데 지금 대학에서는 그게 잘 동작하지 않는다."
-프로젝트X는 42서울과 어떻게 다른가
"'에꼴42'는 집합교육 방식이다. 비전공자를 개발자로 키우는 거고 비교적 기초에 집중한다. '프로젝트X'는 한 마디로 '온라인 프로젝트 베이스 동료학습 시스템'이다. 실제 소프트웨어 교육시장은 응용분야별로 다양한 수요가 있고 거기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한데,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코드리뷰 시스템이다. 오픈플랫폼으로 코드리뷰 시스템을 만들어서 우리도 쓰고 부트캠프도 쓰고 대학도 쓸 수 있게 오픈소스로 만들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교육은 교육의 비용을 결정하는 인적 요소가 매우 크다. 프로젝트X는 게이미피케이션이나 아니면 머신러닝으로 팀을 짜준다거나 해서 교육의 인적요소를 모두 발라내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력양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학교보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대학에서는 한계가 많다. 연구중심 시스템으로 돼 있어서 교육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대학의 예산구조가 혁신적인 교육을 시도하기 어렵게 돼 있다. 그래서 학생들을, 개발자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욕심이 좀 있어서 NHN 넥스트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했고 그 중 일부를 학교(국민대)에 들여오기도 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못하던 것을 시도해 볼 수 있고, 특히 산학협력 실험을 하고 있다. 산학협력을 할 때 어떤 식으로 하면 잘 되는지 가장 노력이 덜 드는지 이런저런 방식으로 실험하고 이를 대학이 도입할 수 있게 시스템화하려고 하다. 사실은 대학이 가장 큰 규모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기관인데, 대학이 개선되면 세금 들여서 이런 것 따로 안 만들어도 된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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