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학술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KISTI 오픈액세스센터가 해 온 다양한 노력들이 인정받아 더욱 의미있고 감사한 수상입니다. 앞으로 액세스온(AccessON)을 통해 국내 학술생태계의 디지털전환이 촉진되고, 더 많은 학술정보와 데이터가 생산, 개방, 재활용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오픈액세스센터가 지난 2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제2회 아이뉴스24 소셜D·N·A 혁신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혜선 센터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오픈액세스, 오픈사이언스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개발에 힘써준 오픈액세스 센터원들과 지지해주신 기관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은 수상소감을 전했다.
'소셜D·N·A혁신상'은 아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과기정통부와 함께 제정한 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포용적 혁신성장을 실현할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 분야 우수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KISTI 오픈액세스센터는 국가오픈액세스 플랫폼(AccessON, accesson.kisti.re.kr)을 개발·운영하는 곳이다. 2021년 9월 현재 전세계에서 수집된 3천만편 이상의 학술논문과 보고서를 연구자는 물론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학술지들이 오픈액세스 기반의 논문출판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원한다. 연구자들에게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셀프 아카이빙(자율기탁)하고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온라인 공동저작도구를 지원한다.
전세계적인 오픈사이언스 확산에 부응해 국내 학술활동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과학기술 생태계 전반에 오픈액세스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 시스템 개발, OA 확산을 위한 협력 활동도 오픈액세스센터가 맡은 중요한 임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연구기관들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세계적인 출판사들과 맺고 있는 논문 구독 계약을 오픈액세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일도 오픈액세스센터가 앞장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세계 최대 과학기술 학술출판사인 엘스비어社와 국내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이의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KISTI는 이 과정에서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OA 전환계약의 특성을 사례별로 분석하고, 국내 교신저자의 기관별 출판사별 저널별 논문 출판 데이터와 기관별 구독료 데이터를 결합해 적절한 계약 금액을 도출하는 분석도구를 개발함으로써 출판사와의 협상에 활용했다.
김혜선 센터장은 "오픈액세스 전환계약의 '전환'이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전세계 학술생태계는 현재 오픈사이언스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지식은 개방, 공유되어야 한다는 오픈사이언스의 정신이 학술 연구자는 물론 정책당국과 국민들에게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혜선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오픈액세스(OA)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학술정보를 개방, 공유하자는 이야기다. 오픈사이언스는 연구과정에서 생기는 논문, 데이터, 프로그램, 소스코드 등 모든 지식을 서로 개방 공유하고 열린 협력을 하자는 포괄적인 개념인데, 오픈액세스는 그 중에서도 학술 연구의 핵심인 '논문'의 개방에 관한 것이다. 학술 논문을 출판사에 투고하고 열람하는 체계는 오랫동안 세계적인 학술출판사들의 '구독 기반'으로 이뤄져 왔는데 이들이 쳐놓은 '비용 장벽'이 학술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작게는 내가 쓴 논문도 돈을 내고 봐야 한다는 불만에서부터, 출판비와 구독료의 과도한 인상으로 인해 대학 등 도서관들이 겪게 된 어려움, 공공기금으로 생산된 지식은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이르기까지 논의의 폭은 매우 넓고 다양하다. 구독 기반 학술지를 오픈액세스 출판으로 전환하기 위한 글로벌 OA2020 프로젝트, 유럽이 올해 1월부터 공공 연구성과물의 오픈액세스 출판을 의무화한 플랜S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KISTI 오픈액세스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우리나라에서도 오픈액세스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픈액세스를 위해서는 재정적 장벽, 법률적 장벽, 기술적 장벽을 없애야 하는데 이를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정부에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학계에는 오픈액세스 학술지 운영이 가능하도록 논문출판 시스템과 자율기탁 시스템(리포지터리)을 지원하고, 관련 기관과 연구자들이 오픈액세스에 대한 이해를 넗히도록 돕는 활동들이다."
-'액세스온' 이용 현황은
과거 KOAR라는 이름으로 운영해 온 국가오픈액세스 플랫폼을 최근 '액세스온'으로 개편했다. 현재 8만3천585종의 오픈액세스 학술지와 3천80여만편의 논문을 열람할 수 있으며 계속 쌓이고 있다. 코로나19를 예로 들면 액세스온이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학술논문의 공식 저장소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28만여 편의 코로나19 관련 논문이 수집돼 있다. 월간 이용자 수는 18만명 정도 된다.
-해외에서는 오픈액세스를 정부 차원에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유럽이 올해부터 시행한 '플랜S'는 공공기금에 의해 생산된 모든 학술출판물에 대해 오픈액세스를 의무화했다. 논문은 오픈액세스 저널에만 출판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 리포지터리에 엠바고(공개유예) 없이 즉시 공개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연구개발의 60~70%는 공공부문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 생산된 논문이나 데이터는 오픈액세스를 의무화하도록 과학기술기본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과기부와 같이 연구하고 있다. 다만 의무화를 위해서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재정적, 제도적, 기술적 지원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일은 아니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예를 들어 연구과제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눈문을 출판할 수 있도록 간접비를 충당할 수 있게 허용한다거나, 연구자들이 평가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일 등이다. 자유로운 학술활동에서 의무화가 연구자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논문 중심의 평가 제도, 임팩트 팩터(IF) 기준의 논문 평가 등이 바뀌어야 오픈액세스도 활성화될 수 있다. 부실학술지 논란도 결국 논문 중심 평가 제도 때문 아닌가. 최근 한국연구재단이 오픈액세스 확산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데 대학의 연구문화에 영향력을 가진 연구재단이 나서고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의 전망은
"점점 많은 곳에서 오픈액세스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11월 중에 유네스크에서는 오픈사이언스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국회 차원에서 (주로 오픈액세스에 초점을 맞춘) 오픈사이언스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도 오픈액세스 전환정책을 심의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안에 다양한 결의안, 권고안, 법개정안 등이 나올 것 같다. 결의안이나 권고안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선언이라 하더라도 정부가 후속작업을 추진하는 데 힘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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