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스피가 지난주 반년 만에 3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안갯속을 걷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시장이 살얼음판이다. 중국에서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부동산 기업이 잇따르면서 헝다그룹(에버그란데)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주 코스피는 2880~3020선에서 등락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미국과 국내 증시를 급락시킨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는 일단 그 기한이 연말까지로 유예되면서 한시름을 놓았다. 그러나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對)중국 무역정책을 공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가 커진 데다,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코스피의 3000선 재진입은 당분간 요원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은 유예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압박을 위해 기존 수단 뿐 아니라 새로운 전략까지 쓸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생겼다"며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크고, 경제 의존도도 높아 코스피 역시 관련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국 헝다그룹에 이어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와 신리홀딩스(시닉) 등이 연이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한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는 아닐 수 있지만, 중국 부동산이 투자 경기와 연관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변동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900~3020선을 내놨다. 이 증권사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성장률이 둔화하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여러 전문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일(현지 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국가별 백신 접종률 격차, 부채와 함께 연일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 조정폭은 펀더멘탈 대비 다소 과도했다"면서도 "최근 시장 조정 빌미를 자극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해 스타일별 차별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불안과 미국 정책 기조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 둔화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기본 환경은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코스피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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