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와 연관된 일부 식품기업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극 중에 한국의 고전 식품인 '달고나', '삼양라면', '도시락', '사이다'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해외 쇼핑몰에서는 벌써 해당 제품들의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27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는 '달고나 뽑기' 키트가 30달러(약 3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옥션에서 달고나 뽑기 세트가 약 1만원~1만4천원에 판매되는데 해외에서 두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것이다. 해당 세트는 '오징어게임' 네번째 퀘스트인 '달고나 뽑기'에 나온 패턴 대로 '별과 하트, 우주선 등 다양한 그림틀로 구성됐다.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배식을 받았던 옛날 도시락도 경매에 나왔다. 가격은 35달러(약 4만원)로, 국내 온라인 가격보다 10배가량 비싸다.
국내 쇼핑몰에서는 식품과 더불어 관련 굿즈(케릭터 제품)가 전체적으로 상승세다. 온라인몰 옥션에 따르면 극 중에서 구슬치기, 양은도시락, 달고나 등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들이 반짝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달고나 세트는 9% 증가했고 구슬치기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860% 뛰었다. 게임 참여자들이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의 판매는 같은 기간 약 3배 늘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식품업체들이 관련 마케팅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양식품의 기대감이 크다. 오징어게임에서 기훈(이정재)이 일남(오영수)을 만나 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안주로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라면을 생으로 부숴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삼양라면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전 세계 83개국에 서비스되는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 순위 1위를 차지한 만큼 이와 관련한 홍보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삼양식품의 경우 극 중 제품 노출이 PPL(Product Placement, 극 중 제품배치)을 통한 것이 아니므로 비용 없이 홍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협찬 명목 PPL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번 마케팅 효과는 지난번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짜파구리'가 효과를 본 것과 또 다른 패턴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극 중에 등장한 것처럼 끓여 먹는 라면이 아닌 부셔 먹는 라면으로써의 새로운 포지셔닝(차별화)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련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관계자와 직접적으로 협의해서 하는 마케팅은 아니지만 현재 관련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농심도 연관 마케팅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오징어게임 포스터를 패러디해 비슷한 디자인으로 '오징어짬뽕' 홍보에 나선 것이다. 포스터에는 이정재의 번호인 456번을 이용해 '4(사리곰탕), 5(오징어짬뽕), 6(육개장사발면) 그릇' 이라는 재치있는 문구도 적혀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이슈로 라면은 '끓여야 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어 부셔먹는 라면으로 글로벌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라면도 스낵처럼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세계인들에게 받아들여지면 한국 라면의 판매량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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