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미국 법인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전세계 10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페토의 해외 마케팅 활동을 보다 강화한다는 취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는 지난달 11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 '네이버제트 USA(NAVER Z USA, IN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네이버제트의 첫 해외 법인이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24일 네이버제트 USA의 지분 100%를 약 6억원에 사들이며 해당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표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 미국법인에서 근무하던 이정석씨가 맡았다. 이씨는 지난 2016년 쇼트 뮤직 비디오 커뮤니티 서비스 '그루브(Groovo)'를 운영하는 '버즈뮤직'을 창업했다. 지난해 네이버제트의 모회사인 스노우가 버즈뮤직을 인수하며 이씨도 스노우 소속이 됐고 이번에 네이버제트 미국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보통 해외법인 설립은 해당 지역의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절차다. 그러나 '제페토'는 이용자 중 90% 이상이 해외 이용자일 정도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제페토의 전체 이용자가 2억명에 달하는데 이 중 절대 다수가 해외 이용자라는 의미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용자를 확보했다.
네이버제트는 미국법인 설립에 대해 "해외 마케팅 확대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서비스 자체는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만큼 제페토를 활용한 다양한 해외 이용자 대상 마케팅을 체계화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간 네이버제트 본사에서 제페토의 해외 마케팅까지 맡아 왔는데 앞으로는 네이버제트 USA를 구심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다수 국내·해외 기업들이 제페토를 통해 이용자들과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신제품 홍보를 위해 제페토에 별도의 존을 만들어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올해 들어서는 명품 브랜드인 구찌를 비롯해 크리스챤 디올, 나이키, 컨버스 등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줄줄이 제페토에 입점했다. 제페토 속 가상 공간에 가게를 차리거나, 자신들의 제품을 본딴 아이템을 제페토 내에서 판매하는 등의 방식이다.
제페토의 주요 고객층이 10대이다 보니, 업체들은 당장 고객을 확보하기보다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는 이용자를 상대로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이 같은 형태의 협업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것은 제페토의 이용자 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당초 알려진 수치보다 내부적으로는 제페토의 MAU가 훨씬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용자 수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제페토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제트는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인재영입도 노린다. 전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인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등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하고자 한다. 캘리포니아주에 미국법인을 세운 것도 실리콘밸리에 있는 다양한 IT 관련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페토가 조만간 미국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처럼 플랫폼 내 게임 제작 기능 출시와 함께 최근 떠오르고 있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인간) 개발에도 착수한 만큼 해당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인재 채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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