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정부, 세번째 대출 만기연장…"은행도 부실화 대비해야"


코로나19 여파로 부실화 업계·전문가들 의견 분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내년 3월까지로 또다시 연장되면서 금융당국이 향후 정상화를 위해 채무조정제도를 개선하는 등 연착륙 방안을 강구한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지만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피로감이 큰만큼 이번 조치가 필요한 결정이라는 데 동의하긴 해도 이자상환 유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향후 차주들의 부실화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당정협의가 열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내년 3월까지 연장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5일 오전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오는 2022년 3월까지 연장하는 동시에 향후 질서 있는 정상화를 위해 보완 방안을 마련해 시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지원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연장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전 금융업계가 참여한 코로나19 금융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6개월 단위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두차례 연장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지난 7월까지 지원된 규모는 총 222조원에 달한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210조원이며 원금상환 유예 규모는 12조1천억원, 이자상환유예는 2천억원이다.

이번에 다시 한번 만기를 연장하는 대신 금융당국은 향후 정상화를 위한 연착륙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상환이 어려운 차주가 연체의 늪에 빠지기 전에 채무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은행권의 프리워크아웃 제도의 지원 대상을 개인사업자에서 중소법인으로 확대하고,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 제도도 다중채무자에서 단일채무자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권은 이자 감면 대상을 확대하고 신복위는 이자 감면폭을 확대한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약 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 나가는 한편, 금융기관이 상환유예 채권의 부실문제도 빈틈없이 관리해 나가도록 감독하겠다는 계획이다.

◆ 업계 "필요성 공감하지만 리스크 관리 필요"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당초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의 연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었던데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만큼 금융사의 역할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필요한 조치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은행의 공익적 역할 등을 생각하면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채권의 부실화로 이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를 통해 차주들의 부실화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년 3월 연장 조치가 만료됐을 때 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해주되 금융권이 차주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부실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속되는 연장 조치로 향후 차주의 채권을 정상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긴 하지만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권에서는 감당할 수는 있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출 만기연장 등을 할 때 은행 지점 등에서 차주에 대한 영업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원금 탕감 등 적극적 재정 지원 필요" vs "다음 정부 부담 커질 듯" 의견 분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어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의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대신 이번 조치의 지원 대상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원금 탕감과 같은 적극적인 지원 확대할 필요가 있어 금융당국의 은행권의 프리워크아웃제도나 신복위의 신용회복제도 개선 발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빚 자체의 무게는 그대로인데 갚아야 될 시점만 미루는 것으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원금과 이자를 깎아주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번에 프리워크아웃 제도 형태로 한발짝 내딛었기 때문에 진일보한 부분이 있지만, 이를 은행에만 맡겨놓지 말고 정부와 금융사가 동시에 손실을 부담하는 재정 지원으로 경감폭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 상환을 감안하면 필요한 조치는 맞긴 하나, 이자유예 등에 대해서는 차주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내년 3월까지로 기한이 연장되면 다음 정부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대출 만기연장은 할 수 있어도 이자상환유예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자를 못 갚은 차주라면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이자를 일부만 내라고 하는 방안 등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다음 정부에 엄청난 짐이 될 것"이라며 "프리워크아웃 제도와 신용회복 제도의 개선도 사실 은행의 비용 또는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나 다름 없으며, 채무조정 개선 말고도 채무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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