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연내 백신 접종률이 70%대로 올라가도 집단 면역 효과를 보증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신규 감염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현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시간이 갈수록 예방 효능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만~70만명 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90만명대로 최다를 기록했던 올해 4월 중순보다는 적지만 올해 6월 후반 20만명 대보다는 훨씬 증가한 수치다.
◆ 영국 성인 75% 접종에도 확진자 2만명대…왜?
특히 영국, 이스라엘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8월 기준 성인의 75%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1차 접종자는 89%에 이르는 등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3만 명을 오가고 있다. 사망자도 최근 7일 평균 106명을 기록했다.
이스라엘도 8월 기준 1회 접종을 받은 비율이 68%, 접종 완료 비율은 62%로 높은 편이지만 신규 확진자는 1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6월 말 100여명 대비 10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들 두 국가는 모두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며 마스크 해제 등 방역 규제를 완화했던 곳이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이스라엘은 다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전환했다. 영국은 여전히 코로나19와의 공존 실험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 효과에 대한 회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정말 접종률 70%대에도 집단 면역이 형성이 안될만큼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인가.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백신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접종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접종 동의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 나머지 사람을 중심으로 유행이 퍼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영국의 2차 접종자는 3천746만 명이다. 성인의 약 70%(전체 인구 대비 55%)다. 문제는 남은 사람들이다. 여전히 성인의 30% 가량이 접종하지 않아 이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퍼질 확률이 높다. 영국의 전체 인구는 약 6천만명이다.
면역학회 한 관계자는 "영국의 사례는 대규모 유행을 겪어서 항체를 가진 인구 비율이 높고 성인 위주로 접종을 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충분치 않은 접종률"이라고 말했다.
◆ 변이 확산으로 백신 예방 효능 감소 가능성…"백신 정기 접종 필요할수도"
또 다른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 예방효능이 시간이 지나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이스라엘 보건 당국이 발표한 조사를 보면 화이자 2차 접종 후에도 유증상 코로나19 발병 예방은 40.5%에 그쳤다. 현지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인데, 백신 예방효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월에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들의 예방효능은 16%에 불과했다. 6개월 마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영국 워윅의과대학의 로렌스 영 바이러스학과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그 어떤 백신도 100% 효과적이지 않다. 감염에 취약한 개인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백신 효능에 영향을 주는 2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면역력이다. 특히 고령자와 면역취약계층에 타격이 되는 요인이다. 두 번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돌파감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집단 면역을 위한 목표 접종률 수치를 높여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오는 11월이면 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는커녕 내년 봄에도 집단면역 달성은 요원하다고 주장한다.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한 교수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까지는 백신 접종률 70% 정도라면 일상회복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의 감염력이 워낙 높은데다 독성이 약해진 것이 아니라서, 이런 상황이라면 전 국민의 90% 이상이 예방접종을 해야 겨우 대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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