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3100선이 붕괴되고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6~28일 미국의 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기조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홀 미팅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커진 변동성이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실시가능성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가 투자 심리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진 이유로 ▲하반기 글로벌 경기 모멘텀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전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주요국 리오프닝 경제 정상화 지연 ▲중국 정책 당국의 핵심 성장주를 겨냥한 돌발 정치규제 ▲반도체 D램 업황 고점 논쟁에서 비롯된 외국인 투자자의 대형 반도체 엑소더스 등을 꼽는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화 우려가 가세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며 '패닉 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8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이 기간 8조5천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앞당기더라도 금리 인상에 여전히 신중할 것을 명확히 할 경우 시장의 불안정성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순매도를 넓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에 집중됐던 외국인 이탈이 상대적으로 진정되고 있다"며 "잭슨홀 미팅이 연준 통화정책기조 불확실성을 오히려 진정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경우, 외국인 수급 안정에 따른 주식시장 반등 시도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최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 유입이 두드러졌던 화학, IT가전, 은행, 상사, 자본재, 통신서비스, 건설, 증권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 국면을 고려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유럽과 미국의 제조업 PMI 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의 주요 지표가 발표될 예정인데, 대체로 전월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라며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지표 부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어 증시 단기 급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코스피는 횡보 흐름을 보이며 잭슨홀 미팅 결과를 기다릴 전망"이라며 "업종 관점에서는 금리상승 수혜주와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속도 둔화에 따른 리오프닝 관련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점도 반발 매수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로,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11.8배를 밑도는 바닥 수준"이라며 "지난해 11월 이후 수출 증가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국내 증시 펀더멘털의 선순환이 깡그리 무시된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증시 조정은 펀더멘탈이 아닌 심리와 수급적 과만 반응에 기초한 극한의 언더슈팅(단기 급락) 성격이 짙다"며 "펀더멘탈 바닥인 코스피 3100선 이하 구간에선 부화뇌동격 투매 가담보다 보유가, 속절없는 관망보다 전략대안 저점매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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