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배터리 양극재 개발 스타트업인 에스엠랩(대표 조재필 UNIST 특훈교수)이 니켈 함량을 98%까지 올린 배터리 양극재를 개발했다.
에스엠랩은 비싼 코발트 함량은 1% 미만으로 줄이고, 니켈 함량을 98%까지 끌어올려 가격을 낮추면서도 용량을 16% 늘린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니켈 함량은 배터리 용량을 좌우하는 요소로, 함량을 98%까지 높인 양극재 개발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엠랩은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의 조재필 특훈교수가 2018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니켈 함량 83% 이상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및 NCA 양극재를 수세 공정 없이 단결정 형태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의 40%는 비싼 코발트가 들어간 양극재가 차지한다. 가격을 낮추려면 코발트를 적게 쓰면서도 용량은 커야 한다. 이에 따라 개발된 니켈 함량 80% 이상의 양극재를 흔히 ‘하이-니켈 소재’라 부른다. 비싼 코발트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용량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핵심 기술은 니켈 함량을 최대로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수명 특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니켈 함량이 1% 늘어나면 소재 1kg당 용량은 2Ah(암페어 시)가 증가한다. 니켈 함량을 90%에서 98%로 높이면 용량이 16Ah(암페어 시)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조재필 교수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양극재의 양이 100kg인 점을 고려하면, 1600Ah(암페어 시)만큼의 용량이 늘어나 주행거리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실제로 Ni98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셀의 구현용량은 230Ah/kg”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용화된 양극재의 용량에 비해 약 16% 증가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현재 상용화 중인 하이-니켈 소재의 니켈 함량은 88~90% 정도다. ‘2021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론적으로 양산 가능한 최대 니켈 함량을 94%로 제시했다.
조 교수는 "그럼에도 배터리 제조사들이 아직 실제로 개발하지 못한 이유는 양극재를 합성할 때 소재 표면에 남아있는 리튬 불순물을 물로 씻어서 제거하는 공정(수세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세척 과정에서 다량의 원소가 물에 녹아 양산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엠랩은 이를 ‘세라믹 계열의 신규 코팅 물질’을 적용해 개선했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현재 상용 양극재들이 아주 작은 입자들이 뭉쳐진 ‘다결정 형태’라는 데 있다. 다결정 소재는 압연 공정에서 쉽게 부서지는 단점이 있다. 압연은 양극소재가 코팅된 알루미늄판을 회전하는 롤(roll) 사이로 통과시켜 일정한 두께의 판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다결정 소재는 이 과정에서 깨지며 특성이 저하된다. 에스엠랩은 단결정 형태로 양극재를 만들어 이런 문제를 확연히 줄였다.
새로 개발한 Ni98 NCMA 단결정 소재는 가장 비싼 성분인 코발트 함량이 1% 미만이라 단가 경쟁에서도 유리하다. 보통 니켈 함량 90%(Ni90) 양극재는 코발트를 5% 이상 사용해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에스엠랩은 경쟁사 대비 2년 앞서 니켈 함량 98% 양극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2022년 초에 양산 검증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엠랩은 지금까지 6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4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조 교수는 "내년 7월 상장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양산 품질 검증을 획득하는 한편 23년 7월까지 생산량을 현재 7천200톤에서 2만1천600톤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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