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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관료 출신' 정은보 금감원장 내정…임기는 내년 대선까지?


금융 전문가로 산적한 문제 해결 기대…3개월만에 선임했지만 대선 7개월 남은 것은 변수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관료 출신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가 새 금융감독원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5월 공석이 된지 3개월만에야 겨우 찾은 인사다.

그동안 여러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말이 많았지만 우여곡절끝에 금융권에서 경험이 많은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이 선임돼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맞춰 산적한 과제를 잘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금감원장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자리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3년이라는 임기가 보장될지는 미지수다.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위원회]

◆ 공석 3개월만에 '관료 출신'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 내정…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과 행시 28회 동기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29조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은 정책 조율 능력을 갖췄고 경제·금융·예산 등에도 정통한 관료 출신 인사로 꼽힌다. 행정고시 28회로 이번에 내정된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대학 동문이자 행시 동기이기도 하다.

나이는 1961년생으로 올해 환갑을 맞은 정 신임 원장이 고 신임 위원장보다 한살 많다. 그는 경북 청송 출신으로 대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총무처 수습행정관으로 시작해 금융위 금융정책국의 전신인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에서 금융정책과장, 보험제도과장 등을 역임했다.

재정경제부 자유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 지원대책단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등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두루 거쳤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2019년부터 현재까지는 첫 기재부 출신으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사를 맡고 있다.

금융 정책과 국제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거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굵직한 자리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번에도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며 유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손꼽혀왔다.

또 그는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넥센타이어는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본사가 경남 양산에 위치해 있다.

◆ 정은보 신임 원장 과제 산적…금감원 노조 "금융위원장과 함께 과제 풀어주길"

이처럼 정 신임 원장이 워낙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대학 동문이자 행시 동기인 고 신임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맞춰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이달 파생결합펀드(DLF) 판결이 다가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오는 2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DLF 관련 문책경고 등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손 회장은 자신에게 부과된 중징계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하 여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분쟁조정이나 판매사 경영진에 대한 제재가 마무리되지 않은 펀드가 즐비하고, 감독 부실로 인한 금감원의 조직·검사 체계 손질 필요성까지 번지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은 이날 정은보 금감원장의 임명을 환영하며 "금융감독원에서 정치를 덜어내고 금융회사에 감독 '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수 있도록 감독혁신과 대전환에도 착수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지금과 같은 쥐어짜기식, 몰아치기식, 대표잡아내기식 감독으로는 대형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도 없고, 금융소비자를 편안하게 해드릴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이가 틀어졌던 금융위원회와 관계를 회복하고 가계부채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금융리스크 대응 등과 같은 문제에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내부적으로도 금융위가 삭감한 금감원 예산 문제, 인사 적체 등으로 인한 노조와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쌓여있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산적한 과제 때문에 정은보 신임 원장도 무거운 마음일텐데 쌓여있는 과제를 풀 능력이 있는 인사가 온 것 같다"라면서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갈등이 반복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본원 로비 [사진=아이뉴스24 DB]
금융감독원 본원 로비 [사진=아이뉴스24 DB]

◆ 윤석헌 금감원장 퇴임 후 3개월만에 찾은 인사…정권 말 임기 안전성은 우려

그동안 청와대에서는 지난 5월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윤석헌 금감원장의 후임을 3개월간 채우지 못했다. 1999년 금감원이 출범한 이래 이번에 원장 공백이 가장 길었다. 앞서 최흥식, 김기식 전 원장이 선임될때도 공백기간이 한달을 넘기지는 않았다.

금감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근익 수석부원장부터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를 비롯해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김종오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여러명의 하마평만 있을 뿐 정작 자리는 채우지 못했다.

청와대가 교수들을 대상으로 후보 검증하면서 학자 출신 금감원장을 선호한다는 소식에 금감원 노동조합은 또 다시 교수 출신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다만 우여곡절 끝에 선임된 정 신임 원장이 3년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감원장 자리는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자리로 당장 내년 3월 차기 대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금감원장이 새로운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입장에선 무조건 환영할 만한 인사"라면서도 "내년에 바로 대선 있기 때문에 지금 시기에 관료 출신 인사가 선뜻 나서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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