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다음으로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년 보다 점유율이 대폭 줄어들어 비상등이 켜졌다. 시장점유율 2위는 유지했지만 리얼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과 애플에 점유율을 뺏겨 1년 전 기록했던 20%대 점유율이 처참히 무너졌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분기별 스마트폰 시장 보고서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7.7%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샤오미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리얼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1년 전에 비해 점유율은 대폭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에는 25.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샤오미와의 격차가 2.8%p에 불과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0.7%p로 크게 벌어졌다.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며 온라인 전용 모델인 '갤럭시 M·F' 시리즈가 2분기 동안 삼성전자 전체 출하량의 66%를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이기지 못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은 e-스토어를 활용한 온라인 판매 전략을 성공시켜 사상 최고의 온라인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갤럭시 A31, A52, F62 시리즈로 중고가 시장을 선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중국 간 갈등 고조로 인해 확산됐던 '반중정서'가 올해 수그러들면서 중저가 시장을 파고든 중국 업체들에게 밀렸다. 올해 2분기 인도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79%에 달했고, 샤오미는 지난해보다 시장점유율이 0.1%p 줄어든 28.4%로 1위를 유지했다.
샤오미는 레드미 9A, 9파워, 노트10, 9 등 4개 모델이 베스트셀링 5위 안에 올랐다. 이 중 상위 3개 모델은 100만 대 이상을 출하했다. 또 샤오미는 스냅드래곤 888 칩셋이 탑재된 Mi11 울트라 모델을 출시하며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에 처음 진출해 이 부문에서 7% 점유율을 차지했다.
비보도 3위를 유지했지만 리얼미와 오포의 공세에 점유율이 1년 전에 비해 2.0%p 줄어든 15.1%를 기록했다. 하지만 약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12% 성장하며 단일 분기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고, 전체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61%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빼앗긴 점유율은 리얼미와 오포, 애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리얼미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0% 성장하며 14.6%의 시장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1년 전에 비해 점유율은 3.6%p 증가했다. 이는 5G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로, 인도 5G 시장에서 리얼미는 22%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오포 역시 1년 전보다 점유율이 1.1%p 오른 10.4%로 5위에 안착했다.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의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아이폰 11'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4%나 성장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650달러 이상의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4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기타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애플이 속한 기타 시장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13.8%로, 시장점유율이 5.8%p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타 점유율 비중이 커진 것은 애플 덕분인 듯 하다"며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선 성과를 냈지만, '갤럭시S21' 시리즈의 판매 부진 여파로 현지 플래그십 시장에선 애플에 밀려 영향력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각 업체들의 이 같은 선전 덕분에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3천300만 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전분기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프라치어 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과 5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낮았지만 6월 시장이 다시 오픈하면서 펜트업 수요 발생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온라인 수요가 늘면서 4월과 5월에는 특히 오프라인 중심의 브랜드가 큰 타격을 입었던 반면, 샤오미와 리얼미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높은 판매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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