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KBS가 신규 채널 9-2번을 통해 오는 23일부터 진행되는 도쿄 올림픽 방송을 송출하지만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상파는 UHD 방송기술 ATSC 3.0을 활용한 다채널・이동형 시범방송을 통해 올림픽 실황중계를 중점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상파 방송을 수신하는 가구에 한해 이용할 수 있어 직수율이 떨어지는 현 시점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TV 단말의 한계도 있어 활성화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낮다.
◆ 지상파 채널 늘어나…이동 중에도 볼 수 있어
20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연말까지 ATSC 3.0 기술 기반 다채널・이동형 시범방송을 실시한다.
이번 시범방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9일 공동으로 발표한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후속조치다. 당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ATSC 3.0를 통해 가능해진 다채널 방송과 지상파 UHD 이동형 서비스, 통신망 연계 서비스 등을 허용했다.
ATSC 3.0은 우리나라·미국·캐나다 등에서 채택한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이다. 초고화질, 다채널, 이동수신뿐 아니라 IP기반 융합·확장성 등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KBS는 9-2채널을 신규 송출하고 오는 23일부터 도쿄 올림픽 방송을 편성할 예정이다.
올림픽 이후 연말까지는 다큐멘터리 방송 등을 편성한다. KBS에 따르면 평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한국의 문화, 여행, 예술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한국의 자연, 역사, 문화, 예술, 지역 독창성 발굴, 전통과 문화, 세대와 미래를 주제로 한국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여행, 음식과 전통, 글로컬(Global+Local) 이슈, 국악, 문화유산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9-3번과 2TV에 7-2번도 새로 추가한다. 9-3은 연말까지 보이는 라디오와 독도 파노라마 영상을 등을 편성한다.
7-2번의 경우 기존 KBS 2TV 7번에서 나오는 프로그램을 수중계 하는 방식이며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제공한다.
신규 편성한 9-2, 9-3, 7-2 채널 화질은 모두 HD급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9번대의 경우 시범 운영인 만큼 서비스 불안정성을 감안, 수도권에서만 진행하기로 했다"며 "7-2번은 전국 단위에서 ATSC 3.0 기반 방송이 가능한지 테스트 해보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동 환경에서도 해당 채널을 볼 수 있다. 그동안에는 안테나가 고정된 환경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시범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로도 지상파 방송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 소수를 위한 방송…지상파 직수신・UHD 일부 TV만 본다
지상파 방송에서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 졌지만, 시청자들의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지상파를 직수신하는 가구만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IPTV나 케이블TV를 이용하고 있는 가구들은 이번 지상파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다.
방통위가 발표한 2020년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TV만 이용하는 가구는 2.3%이며, 유료방송 가입 가구 중 유료방송에 연결되지 않은 TV나 모니터 등으로 지상파 방송을 수신하는 가구는 7.7%다. 전체 가구의 10% 정도만이 지상파를 직수신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추가된 채널은 볼 수 있는 조건이 더 까다롭다. 제공되는 화질은 HD급이지만, 한정된 주파수에서 채널을 추가한 것이다 보니 수신 환경뿐 아니라 TV도 일부만 가능하다.
아파트 등과 같은 공동주택에서 UHD 지상파 공시청 환경을 갖추고 있거나 개인이 별도로 UHD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 공시청 설비 구축이 의무화 돼 2019년 이후 설계된 아파트에서는 단자 설정을 통해 가능하다. TV도 지상파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모델이어야 한다.
게다가 이동형 방송은 KBS가 사전에 40명의 체험단만 볼 수 있다. 현재로선 일반 시청자들은 이동형 방송 시청이 어렵다. 앞서 KBS는 체험단을 구성, 이동형 방송 수신기를 탑재한 단말 40대를 배포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다채널 방송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7-2의 경우 전국 단위의 다채널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중계 편성을 허용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중 운영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프로그램 제작만으로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 추가 채널을 위해 신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는 2026년까지 UHD 콘텐츠 의무편성 비율을 50%로 끌어 올려야 한다. 의무 편성 비율은 단계적으로 내년까지 20%, 2023년 25%, 2024년 35%이며 2026년부터는 50%가 넘어야 한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시범서비스는 지상파에서 다채널・이동형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만 유료방송 이용이 보편화 돼 있다보니 지상파를 통해 가능한 서비스를 체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채널 서비스를 계속하려면 안정적 방송 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신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해결하는 것도 숙제"라고 덧붙였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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