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28GHz 주파수 대역에서 5G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국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에 우선 적용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 비즈니스모델(BM) 발굴에 전세계가 고민에 쌓인 형국이다.
에릭슨은 20일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 2021 2분기 보고서’를 통해 ‘다중 대역 5G 스펙트럼 전략을 추구하는 T-모바일’의 사례를 소개했다.
T모바일은 북미 시장에서 5G의 핵심 주파수로 분류되는 중대역(Sub-6)뿐만 아니라 저대역과 초고주파 대역을 모두 활용하는 사업자로 눈길을 끈다. 특히 초고주파 대역부터 5G 상용화에 나선 미국 버라이즌과 AT&T와는 달리 저주파 대역에서부터 커버리지를 늘려온 사업자이기도 하다.
T모바일은 커버리지를 위한 기본 계층으로 전용 저대역 주파수인 600MHz에서 5G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2019년말 미국 사업자 중 최초 전국 5G 네트워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말까지 미국의 인구대비 90%에 해당하는 커버리지 구축, 2022년에는 97%에 이르는 것이 목표다.
물리적으로 넓고 광할한 미국에서 2년만에 인구대비 97%에 이르는 커버리지를 구축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다만, 주파수 특성상 저대역일수록 속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회절성이 좋아 더 멀리 오래 퍼져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적은 네트워크 장비 구축만으로도 더 넓은 커버리지 구축이 가능한 셈이다.
게다가 진행 중인 스프린트 합병을 통해 전용 중대역 주파수인 2.5GHz 대역을 확보했다. 저대역보다 더 많은 용량과 속도를 기록할 수 있다. 저대역에서 커버리지를 넓게 펼쳤다면 중대역에서는 속도와 용량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T모바일은 올해 초 중대역에서 인구 커버리지를 1억4천만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미국 인구의 40%에 해당되는 수치다. 2023년말까지 인구대비 90%에 해당되는 9억명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T모바일은 버라이즌, AT&T와 같이 지난 2019년 중반 대규모 대도시 지역에서 구축이 시작된 초고주파(mmWave)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좀 더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같은 저중고 주파수 전략에 따라 T모바일의 5G 네트워크 구축은 향후 몇년 동안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 용량을 14배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까지 네트워크 용량을 증가시킨다면 고품질 영상과 가상현실(VA),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및 커넥티드 소비자 웨어러블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즉, T모바일은 기존 대역에 4G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3가지 대역 유형 모두에서 5G 서비스에 전용 주파수를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저주파 대역의 경우 선제적으로 5G 독립모드(SA)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이는 처음부터 중대역 서비스까지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설계였다. 비독립모드(NSA) 대비 지연시간이 짧아진다는 이점을 얻었다.
또한 저대역과 중대역을 집성(CA)해 고용량 다운링크는 중대역에서, 업링크는 저대역에서 지원하면서 커버리지를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SA의 발빠른 도입으로 인해 5G VoNR(5G 음성통화) 도입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T모바일의 사례는 우리나라 전략에 중요한 비교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시 중대역과 초고주파 대역을 앞서 할당한 바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스펙트럼 플랜에 따르면 저주파 대역까지도 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중대역을 중심으로 5G가 상용화됐으나 28GHz 주파수 대역의 초고주파 서비스 발굴과 향후 저주파 할당에 따라 서비스 품질을 더 높일 수 있다. 특히 이통3사가 농어촌 5G 공동망 구축에 협력하면서 보다 촘촘한 커버리지 구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초고주파 5G, 글로벌 과제
다만, 이통3사가 28GHz 주파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표준과 기술 측면에서 상용화에 대한 생태계는 구축돼 있는 상태다. 이미 미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상용화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8GHz 주파수 활성화가 더딘 이유로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고민은 저중고 주파수 대역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T모바일에게도 숙제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컨설턴트는 “T모바일도 버라이즌과 AT&T와 같이 초고주파 면허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다른 사업자만큼 활발하지는 않다”라며, “북미에서는 초고주파를 활용한 상용단말이 있어 핫스팟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FWA(고정형5G)로도 활용 중이기는 하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산업을 위한 어려가지 사용사례를 많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28GHz 주파수 5G 활성화는) 시기의 문제다”라며, “28GHz 주파수에 대한 장점이 있어 디바이스 공급 등의 제반이 갖춰진다면 확신되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G 구축 속도는 4G 대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다중대역 활용폭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 수석컨설턴트는 “5G 구축 속도는 4G 대비 훨씬 빠르고 커버리지 역시도 마찬가지다”라며, “4G에서 확보된 커버리지가 5G를 뒷받침해 주고 있으나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도 중대역과 저대역을 활성화하고 잇으며, 유럽 역시 빨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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