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 삼성전자보다 빨리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양산한 데 이어, D램 생산에 극자외선(EUV) 미세 공정을 도입한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뒤지지만 최첨단 기술 개발과 공격적인 투자로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4년 EUV 공정을 도입해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EUV 공정을 적용한 10나노급 4세대(1a) D램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1월 1a D램 양산 시작을 밝혔지만, D램 생산에 EUV 공정이 아닌 기존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EUV 공정이 적용된 1a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10나노대 D램부터 세대별로 알파벳 기호를 붙여 호칭하고 있으며, 1x(1세대), 1y(2세대), 1z(3세대)에 이어 1a는 4세대 기술이다. 1a의 회로 선폭은 10㎚ 중반으로 알려져 있다. 1a D램은 이전 세대(1z) 같은 규격 제품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을 약 25% 늘릴 수 있다.
EUV 공정은 EUV 광원이 기존 공정에 적용 중인 불화아르곤 광원보다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더 미세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다.
이에따라 마이크론도 EUV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EUV 장비 투자를 위해 2021년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 8월) 설비투자액을 기존 90억달러(약 10조1천억원)에서 95억달러(약 10조7천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대당 2천억원이 넘는다고 알려진 EUV는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업체인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ASML의 EUV 장비 연간 생산량이 50대 미만인 걸 감안하면 반도체 업체들의 치열한 장비 쟁탈전이 예상된다.
산제이 메흐로타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EUV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양산하겠다"이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EUV 관련 연구개발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지만 잇달은 '최초' 선언으로 경쟁사들에 도발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49%), SK하이닉스(23%), 마이크론(14%) 순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96단 낸드플래시보다 적층 수를 40% 증가시킨 176단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 생산했고, 지난 1월엔 1a D램 양산을 발표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수치만으로 제품의 경쟁력이 입증 될 수 없고, 마이크론이 기술을 뻥튀기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지만 '최초' 마케팅을 뺏겼다는 점부터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우리가 늘 1등이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할 때"라며 "기술 자체도, (경쟁사들의) 인프라 연합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