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수산업자 행세를 하며 검찰·정치권·언론 등에 금품 로비를 벌인 김모씨(43·수감 중)로부터 포르쉐 차량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특검은 이날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일명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에 임명돼 관련 수사를 지휘해왔다.
박 특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로서 그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했다. 박 특검과 임명된 특별검사보 2명 모두 오늘자로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검은 "특검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며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검이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 특검은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김씨에게 포르쉐 렌트비 250만원을 지급했다며 "보도 내용 중 포르쉐 무상 제공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했고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지만 김씨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수사당국에 박 특검에 대한 철저 수사를 촉구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부적절한 로비 의혹의 당사자가 법 정의를 이야기하며 또 다른 의혹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박 특검의 사의표명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박 특검은 '도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고가의 수입 차량을 제공받은 것이 드러났다"며 "차제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 여부도 분명히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