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이커머스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안갯속'을 걷고 있다. 예측하지 못한 사건 사고까지 터져 나오며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수요 예측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풀필먼트 서비스 센터를 지난 20일 개장했다. 풀필먼트란,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일괄처리 방식이다.
◆ 네이버, 배송 시스템 강화해 쿠팡 압도 계획
네이버는 쿠팡의 가장 큰 무기인 '로켓배송'을 따라잡기 위해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물류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함께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용 풀필먼트를 구축했다. 특히 쿠팡보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기 위해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도 점차 풀필먼트를 개방할 계획이다.
특히 8월부터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강자로 올라선 신선식품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전용 풀필먼트도 가동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 1위인 네이버의 풀필먼트가 제대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신세계는 물론 쿠팡도 당분간 네이버의 자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어온 쿠팡은 최근 연이은 악재와 구설로 국내 시장에서 잠시 주춤거리는 모양새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인 배송은 일본에서도 통했다. 쿠팡은 일본에서 물류센터 배송이 아닌 '쿠팡잇츠'식 배송을 도입했고 이 전략은 맞아 들어갔다.
쿠팡 측은 현재 도쿄 인근을 시작으로 점차 일본 주요 도시로 쿠팡 배달 가능 지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쿠팡은 해외와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당분간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류센터 화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다, 정치권과 공공노조 측이 이 사건을 쟁점으로 삼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커머스 '변방'에 머물렀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쿠팡을 누르고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선 것도 쿠팡에게는 또 다른 위기다.
◆ 이커머스 '변방'에서 이제는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신세계
신세계의 경우 자금 동원력과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기존 이마트와 SSG 닷컴 등을 이베이코리아와 연계 시킬 경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세계는 3조4천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쿠팡을 경쟁 상대로 지목하고 나서기도 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대를 기록하면서 쿠팡(13%)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가 12%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인수 후 이를 더 할 경우 15%로 쿠팡을 넘어서게 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신세계를 업계 2위로 부른다.
신세계가 단숨에 업계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이베이코리아와는 물리적 결합이 쉽지 않다는 점은 약점이다. 몸집은 커졌지만 쿠팡처럼 물류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와 자사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신선식품 유통을 먼저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 시스템이 아직 완벽히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마트를 물류창고처럼 이용하고, 주문 등은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등을 통해 받는 '투 트랙' 전략이다.
또 이베이코리아가 기존 구축한 스마트배송 전용 물류센터 등 백암·인천센터 등 3곳은 풀필먼트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커머스 '빅3'에 부는 바람을 예의 주시 중이다. 이들은 시장 점유율과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들인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전체적인 이커머스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고 활용하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네이버와 쿠팡 등이 물류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의 기존 물류 시스템을 확장하는 식으로 배송 전쟁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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