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오디오 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다수의 사람들이 음성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의 서비스인데, 기존의 사진·동영상 기반 SNS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용자 간 네트워크가 성립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끈 이후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오디오 기반 SNS를 내놓고 있다. 트위터 '스페이스', 카카오 '음', 스포티파이 '그린룸' 등이 연달아 출시됐다. 페이스북 역시 '라이브 오디오룸'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조만간 정식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애플 iOS에서 출시된 '클럽하우스'는 초기에는 주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쓰이다가 올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다수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최태원 SK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클럽하우스에 등장하면서 유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들이 자유롭게 하는 얘기를 한데 모여 듣는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더욱이 기존 사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였기 때문에 초대장을 구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듯 한때 '클럽하우스' 열풍이 불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다소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클럽하우스' 열풍이 한물 간 이후인 5월 이후 트위터와 카카오, 스포티바이 등이 잇따라 음성 기반 SNS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기본적으로 특정 청취자를 중심으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서비스 방식은 모두 같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를 모방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각 업체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클럽하우스'와는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접근성이다. 폐쇄형 SNS인 클럽하우스와 달리 스페이스, 음, 그린룸 등은 모두 누구나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는 트위터, 음은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며 그린룸 역시 스포티파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다만 스페이스의 경우 팔로워가 600명 이상인 이용자만 방을 개설할 수 있다. 음과 그린룸은 방 개설에도 별다른 제한이 없다.
후발 주자들의 경우 기존에 서비스하던 플랫폼을 바탕으로 클럽하우스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갖췄다. 스페이스는 트위터와의 유기적인 사용성을 강조한다. 스페이스를 하는 도중에도 중간에 트위터 메인으로 화면을 전환할 수 있으며 스페이스 내에서 스페이스 링크를 트윗으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 알림·예약 설정, 유료 스페이스 공간 등 다양한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카카오 '음' 역시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개설한 대화방 내 공지 설정 메뉴에서 운영 중인 오픈채팅방 링크를 입력해 연동이 가능하고, 대화방 참여자들과 오픈채팅방 개설도 할 수 있다. 음성 대화를 하다가 중간중간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이모지 기능도 지원한다.
'그린룸'은 기존 스포츠 중심 오디오 SNS인 '락커룸'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불가능한 음성 대화 녹음 기능을 갖췄으며 예약 알림,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부 등도 지원된다. 추후 음악 스트리밍 앱인 스포티파이의 특징을 살려 음악·엔터테인먼트 등의 카테고리도 추가될 예정이며 스포티파이와의 유기적인 결합도 기대된다. 페이스북의 '라이브 오디오룸'은 아직 출시는 안 됐지만 마찬가지로 페이스북과의 연동성을 최대한 높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처럼 '클럽하우스' 열풍 이후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나란히 음성 기반 SNS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쌍방향 소통'으로 SNS의 트렌드가 바뀌는 현상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SNS가 기본적으로 쌍방향적이긴 하지만, 기존 사진·동영상·텍스트 기반 SNS는 서로 쌍방향으로 교류한다기보다는 일대다로 교류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서로 친밀감을 느끼고 더욱 깊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된 점도 이 같은 트렌드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음'을 출시한 카카오는 서비스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 "텍스트, 사진, 영상 등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형태가 다채로워지며 끝없이 진화하는 가운데 소셜 오디오 플랫폼이 생태계를 다시 한번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을 의미 있게 인식했다"며 "이에 카카오만의 노하우를 담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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