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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사이트] '가상·현실' 품은 쌍둥이…'디지털 트윈'


디지털에 현실과 같은 쌍둥이 구현…의료, 제조, 스마트시티 등 활용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하게 진화발전하면서 현안에 대한 복잡성도 더욱 증대되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 정보에 뒤쳐진 이들의 소외감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다소 난해한 ICT 용어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IT사이트' 코너를 마련해봤다. 어려운 ICT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는 전세계적으로 인간 생활의 많은 영역을 비대면으로 바꿨고, 자연스레 가상세계의 현실화를 앞당겼다.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이 SF영화에서나 꿈꿔봤던 '메타버스'가 어느새 일상으로 다가왔다. 이 가운데 '가상'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며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하나의 기술로 '디지털트윈'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TRI가 만든 기술발전지도 2035에서 표현하고 있는 미래의 디지털 트윈 사회, 자율형도시 모습 [사진=/ETRI]
ETRI가 만든 기술발전지도 2035에서 표현하고 있는 미래의 디지털 트윈 사회, 자율형도시 모습 [사진=/ETRI]

◆ 디지털 트윈이란…쌍둥이처럼 현실을 디지털에 똑같이 구현

'디지털 트윈'은 어떤 응용 분야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컴퓨터와 같은 가상 현실에 사물의 쌍둥이(Twin)을 만들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즉, 디지털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었다는 점에 착안해 '디지털 트윈'이라고 부르는 셈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보고서 '디지털 트윈의 기술적 정의와 세부적 발전 5단계 모델'에서는 여러 영역에서 다르게 정의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을 기술적 용어로 비교적 상세히 정리했다.

보고서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 대상(사람, 사물, 공간, 시스템,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 세계에 디지털 대상으로 복제해 구현하고, 현실 세계의 문제해결이나 수정 및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모의를 실행하는 기술. 최적의 해답을 찾아 현실 세계에 적용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현실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기술 융합 플랫폼"이라 정의했다.

'디지털 트윈'은 메타버스와 같이 가상세계를 구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현실과의 연관성 측면에서 다른 개념으로 해석된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가상세계에 현실적 요소를 똑같이 구현한다. 현실과 가상의 연결이 비교적 단단하다는 의미다. 주로 산업이나 스마트시티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메타버스'는 실제세계와 물리적 환경이 똑같지 않다. 현실과 가상의 연결이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 왜 '디지털 트윈'인가…글로벌 시장은 활용사례 다양해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용어지만 이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제조, 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XR 기술 등과 결합하면서 단순한 3D 형태의 초기 모델에서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인간 생활 전 영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에너지, 의료, 제조, 항공, 자동차,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가트너는 "3~5년 내에 수백만 개의 사물이 디지털 트윈으로 표현될 것"이라면서, "기업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장비 수리, 서비스 계획 수립, 제조 공정 계획, 공장 가동, 장비고장 예측, 운영 효율성 향상, 개선된 제품 개발 등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지난 2016년, 미국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산업용 오픈 플랫폼 '프레딕스'를 통해 최초로 산업에 적용됐다. GE는 기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와 GE의 모든 장비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해 가상 모니터링·컨트롤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독일 기업 지멘스(Siemens)가 공장 자동화 IoT 플랫폼 '마인드스피어'를 구축하면서 제조업에서 혁신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인드스피어는 공장 내 각 설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장의 설비를 실시간으로 디지털 트윈과 연결해 피드백을 전달한다.

2018년에는 스마트 시티에도 활용됐다. 사회 필수 인프라와 도시 정보를 데이터로 수치화해 도시 운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으로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가 발표되면서 큰 이슈로 떠올랐다.

버추얼 싱가포르 플랫폼을 구축한 다쏘시스템 측은 "싱가포르는 가상의 도시에서 모든 도시 계획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했다"면서, "가상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 현실에서도 똑같이 반영되어 시뮬레이션 결과가 완벽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정부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10대 대표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면서 국내에서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통신, 제조 등 주요 기업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장이나 스마트시티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KT는 지난 2019년 'AI 기가트윈'을 개발하고, 도시 인프라를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통해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 생산시설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관제센터를 2030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어라이크'로 제작한 3D모델과 로드레이아웃 [사진=네이버랩]
'어라이크'로 제작한 3D모델과 로드레이아웃 [사진=네이버랩]

지난 11일, 네이버랩스는 대규모 도시 단위의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어라이크(ALIKE)'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는 항공사진과 AI를 활용해 도시 3D 모델, 로드레이아웃, HD맵(고정밀 지도) 등 핵심 데이터들을 제작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현재 인천시와 'XR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앞서 서울시 전역을 3D모델로 구축했고, 올해 하반기 강남지역 HD맵도 선보이는 등 서울시와 협업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스마트시티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도시의 디지털화를 돕는 어라이크에 대한 관심도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기술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82.3%으로 경쟁국 대비 기술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발표된 '2018년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초·응용·사업화 등 모든 단계에서 기술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고기술국인 미국과 비교해 17.7%(1.4년)의 기술수준 격차를 보였다. 국가별 기술수준 격차를 살펴보면, 유럽(7.0%), 일본(13.0%), 중국(16.7%) 순으로 한국이 가장 큰 기술수준 격차를 보였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디지털 트윈 기술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 제작이나 운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은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특정 부분에 특화되어 있어 디지털 트윈의 통합솔루션은 부재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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