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회의론에 부딪히면서 부진했던 반도체 관련주가 K-반도체 전략을 교두보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510조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 종목으로의 낙수효과 가능성도 높아졌단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KRX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8%(21.75포인트) 내린 3701.00에 거래되고 있다. 이 지수는 그러나 지난 14일 하루에만 3.25% 급등한 데 이어 이날 개장 직후에도 상승세를 탔다.
삼성전자 역시 장중 '8만 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 역시 12만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반도체주들의 주가 조정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앞서 연초만 해도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들의 상승 기대감은 고조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10만 전자'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최근 7만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짙어졌다.
특히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2일 발표된 TSMC의 4월 연결기준 매출은 전월보다 14%가량 감소했다. 이 영향에 대만 자취안지수는 장중 8.55% 폭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1.61% 떨어지는 등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국내에서도 IT 제품의 더딘 수요 회복과 공급 확대 우려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가 잇따랐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5% 넘게 급락했고, SK하이닉스도 이 기간 10% 가까이 빠졌다.
그러나 최근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데다 우리 정부도 'K-반도체 벨트' 전략을 꺼내 들면서 반도체주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단 설명이다. 반도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비의 세액공제율을 확대하고, 1조원 이상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해 우대금리로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2030년까지 10년간 510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로 도약하겠단 포부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각국은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보고 반도체 기술경쟁력을 국가경쟁력과 동일시하면서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전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사이클 산업으로 아직 사이클 상승의 초입 국면에 있는 만큼 기저효과가 커지는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공정장비 공급기업 등 소부장 종목들도 수혜가 따를 것이란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3기와 평택 3공장(P3)에 대한 신규투자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중장기 실적 개선 추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김경민 연구원도 "반도체 장비 공급기업들은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과 계속해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며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향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