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를 결단할 시기가 다가온 형국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한 달 만에 여는 반도체 회의에 또 삼성전자를 불렀다. 회의 이튿날엔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에 미국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대답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반도체 공급난을 주제로 화상 회의를 열 예정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을 불러 반도체 화상 회의를 연지 약 한 달여 만이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대만 TSMC,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이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자리를 개최한다고 하지만, 회의는 기업들에게 투자 압박성 성격이 짙다.
실제로 TSMC, 인텔은 지난달 회의 후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TSMC는 당초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1개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미국 측 요청을 받고 향후 3년간 최대 6개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인텔도 미국 뉴멕시코주 공장에 35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입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미 정부 압박에 경쟁사들이 화답하면서 삼성전자도 더 이상 투자 계획 발표를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날 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장 부지는 현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투자금액을 133조원에서 38조원을 추가해 171조원으로 확대한다며 공격 투자를 예고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의 투자 요청에 경쟁사들이 화답한 상황이라 삼성전자도 이를 더 이상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 공장 부지 등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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