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편의점표 수제맥주가 인기다. 카스, 테라 등 전통 강자들을 모두 꺾고 캔맥주 매출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제품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CU의 '곰표맥주'가 대박이 나자 GS25는 '곰'을 로고로 하는 캠핑 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마트24는 '야구'를 모티브로 한 맥주 상표권을 출원하며 수제맥주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 "카스, 테라 넘본다"…시장 판도 엎은 편의점표 수제맥주
1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올해 1분기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89~250%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 매출 신장률이 35%대 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수제맥주 열풍을 이끈건 CU의 '곰표맥주'다. 대한제분과 협업해 내놓은 제품으로 최근 대량생산을 시작하며 매출이 폭주하고 있다. 점포에 물량이 풀리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 30여 년의 편의점 역사 상 편의점 자체 브랜드(PB) 맥주가 대형 제조사 제품을 누르고 1위에 오른건 곰표맥주가 처음이다.
편의점 수제맥주가 인기를 끈 핵심 이유는 최근 이뤄진 주세법 개정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며 수제맥주 출고가가 낮아졌다. 일반맥주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위탁생산(OEM)을 할 수 있게 되며 소규모 브루어리를 갖춘 수제맥주 업체들이 대형 맥주 업체 제조시설을 이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수입맥주 인기가 사그라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량은 전년보다 13.7%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며 홈술 열풍이 불자 수입맥주 빈자리를 수제맥주가 채웠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수제맥주의 위탁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제2의 곰표맥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 '곰, 캠핑 이은 야구'…수제맥주 출시 본격화
실제 편의점 업체들의 PB 수제맥주 출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GS25는 다음달 초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수제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캠핑 맥주'를 모티브로 하며 제조는 오비맥주가 맡는다.
CU가 곰표맥주의 대규모 생산을 롯데칠성음료에 맡긴 만큼,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가 CU와 GS25의 대리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노르디스크의 로고가 공교롭게도 '곰'인 만큼 향후 양사간 흥미로운 경쟁구도가 성립될 전망이다.
이마트24도 지난 6일 '최신맥주'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향후 수제맥주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신맥주'는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중심 타선인 '최정-추신수-제이미 로맥-최주환'을 뜻하는 단어다. 이마트24는 상품설명으로 맥주를 비롯해 피자와 감자튀김 등 안주류를 총망라했다.
이마트가 자사 식음료 계열사를 공격적으로 야구단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에 유치하고 있어 업계는 이마트24가 '최신맥주' 브랜드를 활용한 수제맥주 출시는 물론, 프로야구단과 연계한 F&B 사업에도 나설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최신맥주 상표권을 등록해 놓은 것으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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