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대구 부동산 시장이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지방 부동산시장이 초토화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은 노후주택 갈아타기 수요와 투자자들이 함께 몰리면서 일부 지역의 집값이 꾸준히 상승, 재건축 사업까지 탄력을 받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분양 물량도 많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2분기(4월~6월, 4월 기분양분 포함)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에서 도급순위 상위 10위 이내 대형건설사들이 29개 단지, 2만764가구를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 됐다.
특히, 이달 지방에서는 2만3천73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 4천447가구, 대구시 3천436가구, 광주시 2천842가구 순이다. 지방 중 대구에서 2번째로 많은 물량이 풀린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전역이 부동산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 남구와 달서구, 달성군, 동구, 북구, 서구, 중구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난해 12월 신규지정됐으나, 최근 서울과 비슷한 추세로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상위권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새 아파트를 대거 분양하고 있다"며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분양을 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형건설사, 대구서 신규 수주 '봇물'
올해 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대구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신규 수주도 활발하다.
현대건설은 지난 2일 대구 동구 신암10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현대건설의 올해 4번째 정비사업 수주다.
대구 신암10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대구 엑스코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426표 중 393표(찬성률 92.2%)를 받은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구 최대 정비사업인 신암재정비촉진사업(신암뉴타운)은 대구 동구 신암1동과 신암4동 일대 76만6천718㎡ 부지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주택 정비사업이다. 6개 재개발 사업과 1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약 1만여 세대에 달하는 신흥 주거지를 형성한다.
신암재정비촉진지구 내 유일한 재건축 정비사업지인 신암10구역은 대구 동구 신암동 일대 3만4천115㎡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아파트 13개 동, 824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최종 승인받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HDC현대산업개발도 대구에서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일 대구 범어목련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도시정비 부문에서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했다.
대구에서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참석 조합원 215명 중 205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원에 위치한 250가구 규모의 범어목련아파트는 향후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0층, 전용 84~124㎡ 28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된다. 공사비는 1천4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방 쪽으로 수주가 확대돼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방광역시도 규제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가 덜해 신규 수주도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 대구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 고공행진
신규 분양과 대형사들의 신규 수주로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구에서는 기존 재건축 사업 진행 단지들의 매매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GS건설 지난 3월 30일 대구 송현주공3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3천212억5천479만원 규모다. 이어 지난 같은 달 31일 달서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GS건설은 지난 2017년 송현주공3단지 재건축 수주권을 놓고 현대건설과 경쟁해 시공권을 따냈다.
당시 조합원 63.4%의 지지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으며, 재건축 후 1천498세대(일반분양 412세대), 지하 3층~지상 29층, 11개 동 규모의 '상인센트럴자이'로 재탄생하게 된다. 단지는 GS건설의 재건축 수주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17년 이후 3배가 넘는 매매가격 상승세를 보인다.
현재 조합원 물량이 거래가 가능한 상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단지의 전용 75.2㎡가 지난달 2일 6억3천만원(11층)에 실거래됐다.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한 지난 2017년 동일면적대 매물은 2억5천700만원(14층)~2억6천500만원(3층)에 팔렸다. 단지의 실거래가 집계가 처음 이뤄진 지난 2006년 동일면적대 매물은 1억2천500만원(14층)~1억5천3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전용 66.38㎡는 지난 1월과 4월 각각 6억4천500만원(8층), 5억500만원(13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지난 2017년 동일면적대 매물은 2억2천200만원(4층)~3억2천만원(7층)에 팔렸다. 지난 2006년에는 9천100만원(13층)~1억2천만원(8층)에 실거래됐다.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59㎡ 3억7천448만원, 전용 74㎡ 4억6천159만원, 전용 84㎡A 5억1천553만원, 전용 84㎡B 5억1천568만5천원, 전용 114㎡ 6억7천409만5천원, P152형 10억4천243만4천원, P162형 11억3천433만6천500원, P178 11억8천565만7천원 등이다.
송현주공3단지아파트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전용 84㎡가 5억6~7천만원대로 조합원 물량 자체는 많이 없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현재 감정평가금액 대비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성구와 매매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만, 달서구는 수성구 상승세가 그대로 반영되는 지역"이라며 "분양 시점과 그 이후까지 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방도시 실수요자들도 브랜드와 상품성까지 갖춘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대형건설사 브랜드 단지는 지역 내에서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가격 상승세를 이끌기 때문에 실거주 이외에 투자 측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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