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100나노미터(nm) 수준의 3차원 구조물 수천개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은 음의 굴절률, 슈퍼렌즈, 투명망토 기술로 알려진 메타 물질 분야의 최대 난제였던 나노미터 수준의 임의 형상 3차원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 생산 기술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관련 논문이 실렸다. 미래 신소재인 메타 물질 개발 등 다양한 산업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1일 기계공학부 최만수 교수팀이 포스텍 노준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100nm 수준의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존 기술로 제작 가능한 구조물 크기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 3차원 나노 구조물을 한 번에 수천개 이상 제작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폴리머나 잉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다. 건식 방법으로 금속 나노 에어로졸을 발생시킨 후 조립해 불순물을 최소화한 초고순도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불순물의 포함 여부는 금속의 전도도나 물성의 차이를 만들어 금속 고유의 물성을 바탕으로 하는 응용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3차원 프린팅 기술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요소 기술이면서 산업 제조 기술의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 한계를 뛰어넘어 3차원 나노 금속 구조물까지 실용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제조 기술의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은 높은 민감도의 3차원 나노 센서, 집적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3차원 나노 전자소자 등의 제작이 가능해 기존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 3D 나노 가스 센서의 경우 기존 2D 필름 타입과 비교하면 민감도를 2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소자 구현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성을 인위적으로 설계해 구현하는 메타물질 제작에는 정교한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어레이로 만드는 것이 필수이다. 연구팀이 발표한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특정 형태의 3차원 나노 금속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한 후 원하는 인공 자기(磁氣) 물성을 구현시킴으로써 미래 신소재인 메타 물질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이 정렬된 비전도성 마스크와 실리콘 기판이 위아래로 분리된 상태로 놓여 있는 증착 챔버 안으로 하전된 나노입자와 이온을 주입한다. 이온이 먼저 마스크 위에 축적되면서 마이크로미터 크기 구멍마다 정전기 렌즈를 형성시킨다.
이 정전기 렌즈를 통해 뒤따라 도달하는 하전 나노입자들을 구멍 중심으로 집중시켜 100nm 수준의 에어로졸 제트로 집속 시키는 원리를 새로운 3차원 프린팅 기술에 사용했다.
나노입자의 부착과 동시에 실리콘 기판을 3차원으로 이송시키면 원하는 형태의 3차원 나노 구조물을 한 번에 수천개 이상 제작할 수 있다. 마스크 구멍을 더 작게 만들면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3차원 나노 구조물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최만수 서울대 교수는 “지난 10여 년 동안 대학원생들과 함께 에어로졸 기술을 이용하는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이번 연구로 혁신적으로 발전할 우리나라 산업 제조 기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는 “이번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은 음의 굴절률, 슈퍼렌즈, 투명망토 기술로 알려진 메타 물질 분야의 최대 난제였던 나노미터 수준의 임의 형상 3차원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 생산 기술”이라며 “메타 물질 분야의 실용화에 한발 다가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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