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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남극 물범, 기후변화로 일찍 번식


극지연구소, 남극에서 4년 동안 물범 관측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극지의 기후변화는 특히 동물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북극은 바다 얼음(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남극도 다르지 않다. 황제펭귄 등의 먹이활동이 여의치 않으면서 개체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4년 동안 지켜본 물범의 생후 모습을 공개했다. 드론을 활용한 새로운 관측 기술도 선보였다.

남극 상위포식자인 물범(seal)은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가져올 변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징어 같은 연체류나 물고기를 주로 먹는다. 이들의 서식지인 빙하와 바다 얼음이 사라지면서 물범의 개체 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남극 킹조지섬에서 2015년부터 4년 동안 총 7쌍의 웨델물범 어미와 새끼를 살폈다. 킹조지섬이 위치한 남셰틀랜드 군도에서 이뤄진 물범의 장기 관측연구로는 21세기 들어서 학계에 처음 보고된 사례이다.

웨델물범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웨델물범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관측 결과 새끼 웨델물범들은 남극에 봄이 시작되는 9월 19일에서 25일 사이에 태어났다. 남극 고위도 지역보다 보름 이상 빠른 일정으로 따뜻한 계절이 저위도에 먼저 찾아온 영향으로 보인다. 이는 지구 가열화가 웨델물범의 번식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15년에는 출산 이후 모습도 관찰했다. 새끼 웨델물범 두 마리는 탄생 18~19일이 지난 후 첫 수영에 나섰다. 이로부터 3~6일 뒤 첫 털갈이를 했다. 9, 10월은 연구원들의 외부활동에 제약이 많고 어미 웨델물범이 출산 이후 예민해진 상태라 정밀한 관측이 어려운 시기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새끼 물범의 양육 모습을 먼 거리에서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30도 넘게 차이나는 물범과 주변 얼음의 온도차를 이용해 열적외선 카메라를 부착한 드론으로 남방코끼리물범의 성체와 새끼를 구별해낸 것이다.

웨델물범의 번식 시기가 지구 가열화로 앞당겨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극지연구소]
웨델물범의 번식 시기가 지구 가열화로 앞당겨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극지연구소]

남방코끼리물범는 웨델물범과 마찬가지로 남극 연안에 폭넓게 서식하며 세종기지 인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해양포유류이다.

연구팀은 세종기지에서 얻은 정보와 기법을 바탕으로 현재는 장보고과학기지 주변에서 물범의 행동과 주변 환경 등을 관찰하고 있다.

남방코끼리물범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다. 배경의 낮은 온도와 구분되는 높은 체표면 온도를 이용해 몸 길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자료=극지연구소]
남방코끼리물범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다. 배경의 낮은 온도와 구분되는 높은 체표면 온도를 이용해 몸 길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자료=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는 “남극 상위포식자인 물범의 관측 범위를 시·공간 모두 확대하고 있으며 축적된 관측 자료는 남극 생태계와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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