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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도 총천연색 띨 수 있다


제어 불가능했던 구리 산화, 원자층 수준으로 조절

산화시킨 단결정 구리 박막. 표면 산화층 두께를 정밀하게 제어해 360가지 이상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IBS 제공]
산화시킨 단결정 구리 박막. 표면 산화층 두께를 정밀하게 제어해 360가지 이상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IBS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기초과학연구원(IBS)이 구리 표면의 산화를 원자층 단위로 완벽하게 제어해 총천연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영희 단장(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은 정세영 부산대 교수, 최우석 성균관대 교수와 공동으로 구리의 표면 산화층을 조절해 360가지 이상의 총천연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대면적 구리 박막 산화층을 1~2 나노미터 두께 수준으로 조절한 연구는 처음으로, 산화물 층 두께를 정밀하게 조절하면 총천연색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였다.

구리는 붉은 갈색을 띠었다가 산화 시 청록색을 띤다. 구리 합금 동상이 청록색인 이유다. 금속 산화는 현재 과학기술로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숙제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구리의 산화는 규칙성이 없어 방향성 제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먼저 원자 수준으로 평평한 단결정 구리박막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원자 스퍼터링 에피택시(Atom Sputtering Epitaxy)’ 장치는 원자 단위로 구리를 적층해, 기존의 박막 결정성장 장비에서 구현할 수 없는 0.2나노미터 두께의 극도로 평평한 단결정 구리 박막을 제조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구리 박막을 이용해 연구진은 구리의 산화 방향을 제어하고, 산화층 두께를 원자층 수준으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균일하게 산화된 구리 표면은 산화층 두께에 따라 다른 색을 띠었다. 구리와 산화층 사이 경계에서 반사되는 빛이 산화층 두께에 따라 다른 파장을 갖기 때문이다.

단결정 구리 박막의 색지도. (a) 단결정 구리 박막 사진 (b) 실제 시료의 사진으로 구성된 색바퀴 (c) 제조된 시료(파란색 타원)가 일반적 모니터색을 나타내는 sRGB 색 공간(회색 삼각형)을 얼마만큼 구현했는지를 국제조명위원회 xy chromaticity diagram에 나타낸 그림 [IBS 제공]
단결정 구리 박막의 색지도. (a) 단결정 구리 박막 사진 (b) 실제 시료의 사진으로 구성된 색바퀴 (c) 제조된 시료(파란색 타원)가 일반적 모니터색을 나타내는 sRGB 색 공간(회색 삼각형)을 얼마만큼 구현했는지를 국제조명위원회 xy chromaticity diagram에 나타낸 그림 [IBS 제공]

더 나아가 연구진은 레이저를 이용해 표면을 국소적으로 산화시키는 산화-식각 리소그래피(oxide-lithography)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산화를 식각 기술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으로, 금속 표면에 이미지를 새겨 복제 불가능한 암호를 식각하거나, 반도체 소자 제작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앞으로 구리를 산화시켜 투명한 p형 산화물 반도체로 활용하는 연구와 산화 식각을 통해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내용은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3월 9일 게재됐다.(doi.org/10.1002/adma.202007345)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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