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유국희)은 2020년도 하반기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7건을 등록 공고했다.
이번에 등록된 자료는 세슘원자시계 KRISS-1(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금산위성통신 제1지구국 안테나설비(케이티샛), 광통신용 광섬유 초기개발품(한국과학기술연구원), 동의보감(국립중앙도서관), 자산어보(국립중앙도서관), 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목포시/목포자연사박물관), 해남 우항리 공룡·익룡·새발자국 화석(해남군/해남공룡박물관) 등 총 7건이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는 과학기술에 관한 역사적·교육적 가치가 높고, 후대에 계승이 필요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등록·보존·관리하기 위해 2019년 시작했으며 이번까지 총 23건이 등록됐다.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과학유산들의 가치와 정신이 사라지지 않도록 찾아내고 이를 보존·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가 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슘원자시계 KRISS-1
KRISS-1은 우리나라 최초, 세계 6번째로 개발한 원자시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20년에 걸쳐 개발해 2009년 세계협정시 생성을 담당하는 국제도량형국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시계의 정확도는 300만년에 1초(하루에 약 1 나노초)의 오차를 갖는 수준으로, 이전의 세슘원자시계와는 다른 광펌핑(光 pumping) 기술을 도입해 상용 원자시계보다 정밀도를 10배 향상시켰다.
KRISS-1은 실제 세슘원자 주파수를 측정하는 물리부, 레이저 및 마이크로파 생성부, 전체 운영을 통제하는 통제부 등으로 구성되는데, 현재는 시계의 핵심인 물리부만 보존돼 있다.
KRISS-1의 독자 개발은 정밀시간 측정 기초과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해 차세대 원자시계의 개발에 기여했으며, 원자시계를 기반으로 정립된 시간표준은 국민의 실생활과 정보통신, 항공우주, 전력산업 등 전통산업분야와 유비쿼터스, 홈오토메이션과 같은 미래 첨단산업분야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금산위성통신 제1지구국 안테나설비
1970년 충남 금산에 설치된 위성통신지구국 안테나는 국내 최초의 국제통신안테나로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역사적·과학기술적·교육적 가치를 가진다.
개통 당시 TV뿐만 아니라 미국, 홍콩, 대만 등 태평양연안 7개 국가 간 136회선의 국제통신망을 구축했다. 88 서울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제방송통신 서비스에도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광통신용 광섬유 초기개발품
광통신용 광섬유 초기개발품은 우리나라 첨단 광기술 연구의 토대가 돼 국내 초고속인터넷 발전과 광통신기술 연구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개발은 1978년부터 시작돼 5년여의 연구 끝에 1983년 제품 및 공정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국가 과학기술연구소와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연구소의 개발기술이 기업으로 선순환되는 좋은 사례가 됐다.
광통신 광섬유는 기존 구리선에 비해 고품질, 대용량의 정보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술로, 저손실 장거리 통신부터 대륙간 통신, 광대역 정보통신, 케이블TV, 화상전화 등 통신서비스 발전과 과학기술적 진보의 바탕이 됐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동의보감은 우리나라 한의학이 중의학에 대비되는 민족의학으로 확립될 수 있도록 한 서적으로, 의학사적·교육적으로 중요한 자료다.
허준(許浚, 1539-1615)이 선조의 명을 받아 왜란으로 피폐한 백성을 위해 쉽고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나는 약재로 우리나라 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도록 저술한 조선 최고의 의학서다. 1610년(광해군 2년)에 저술하고 1613년(광해군 5년)에 목활자로 간행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유하고 있는 동의보감은 25책 25권으로 돼 있으며, 낙질이 없이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자산어보(玆山魚譜)
자산어보는 우리나라 어류에 대해 최초의 과학적 분류를 시도한 어류 백과사전이다. 이번에 등록된 자료는 1946년 필사본으로 제작시기는 늦지만 필사정보가 잘 남아있으며, 해양과학사적ㆍ교육적 가치가 높다.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1814년 흑산도에 유배돼 흑산도 근해의 각종 어류와 수중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총3권 55항목) 하고 총 155종의 해양생물을 조사·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병 치료, 어류자원 관리·정보 제공, 문학적 소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문에 적었다. 1권은 인류(鱗類, 비늘이 있는 어류), 2권은 무인류(無鱗類, 비늘이 없는 어류)와 개류(介類, 껍질이 딱딱한 바다생물), 3권은 잡류(雜類) 등 총 3권으로 구성됐다.
자산어보 원본은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후대의 필사본도 적어 희귀한 자료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은 원본소장자, 필사자, 교정자 성명, 필사시기 등과 소장경로가 잘 밝혀져 있다.
◆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
'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은 국내 최대의 육식 공룡알 둥지 화석으로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고지리, 고환경 등 육식공룡의 분포지역 및 이동경로를 연구하는데 있어 귀중한 자료다.
공룡알(대형 오비랍토르류의 공룡일 것으로 연구됨) 크기가 41~43cm에 이르는 타원형의 육식 공룡알 19개가 포함된 직경 230cm, 무게 약 3톤의 완벽한 공룡알 둥지형태로서의 화석이다.
당초 발견위치는 2009년 압해대교 건설로 신장리(내태도)에서 매장화석 일부가 발견됐으며, 이중 일부를 발굴해 보존처리 및 정밀복원한 후 현재 목포자연사박물관에 보존·전시하고 있다.
한반도의 서남해안 지역(신안·해남, 화순, 보성 등 화석출토)이 공룡의 서식 근거지라는 증거가 되며, 중생대 북미, 동아시아 육식 공룡의 고지리적 환경, 산란습성, 서식범위 등 생태계 연구에 중요한 지질역사학적 자료다.
◆해남 우항리 공룡ㆍ익룡ㆍ새발자국 화석
‘해남 우항리 공룡ㆍ익룡ㆍ새발자국 화석’은 한반도 남부가 백악기 다양한 생명체의 서식지로서 공룡, 익룡과 새가 공존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연사적, 교육적 가치가 높은 자료다.
우항리의 수면이 낮아지면서 드러난 화석산지 중 제1보호각(조각류 공룡 발자국 화석), 제2보호각(익룡ㆍ새 발자국 화석), 제3보호각(대형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구성돼 있다.
조각류(鳥脚類) 공룡 발자국 화석은 산출밀도가 매우 높고(약 2개/m2), 보존상태가 좋으며, 발자국 주인은 카리리크니움(Caririchnium), 하드로사우르스류(Hadrosaurichnus) 공룡으로 추정되고 있다. 익룡 발자국 화석은 보 행렬은 7.3m, 보폭 수는 14개로 발견 당시 가장 크고, 수량 및 보 행렬도 최장이라 이를 통해 익룡의 4족 보행을 밝혀냈다. 새발자국 화석도 발견 당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 발자국이라 각각 고유 명칭이 부여됐다. 대형공룡 발자국 화석은 발자국 내부가 별 모양으로 나타난 사례로 세계적으로 특이하며, 용각류(龍脚類) 또는 초대형 조각류의 보 행렬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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