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추미애 전 장관은 "북쪽 사람들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북한 당국이 물 샐 틈 없이 봉쇄하고 우리가 철통 경계를 한들 겨울 바다에 몸을 던지는 목숨을 건 탈북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철통 보안으로 우리 것만 잘 지키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트럼프가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미국 남부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단견"이라며 "(이 사건을) 구멍 난 경계를 탓하는 것과 별개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 속에서 북한 저변에서 올라오는 '생존의 위기' 신호"라고 규정했다.
이어 "신냉전으로 미·중 격돌이 본격화되지 않은 과도기인 지금 남북의 상생과 평화를 위한 불가역적 큰 걸음을 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라며 "고(故) 백기완 선생이 마지막까지 일갈하신 평화와 통일에 대한 절절한 당부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깊이 되새겼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현재까지 해당부대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해당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되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히면서 경계 작전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군 당국은 하루 전인 16일 오전 4시 20분경 동해 민통선(검문소)에서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해당 남성을 포착했다. 이 남성이 처음 포착된 시간과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3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난해 11월 북한군 남성의 '철책 귀순'이 있었고, 지난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의 문을 두드려 귀순한 이른바 '노크 귀순'이 있었다는 점에서 군 경계 근무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남성의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GOP(general outpost, 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오전 4시 20분경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인원을 민통선 검문소 CCTV로 식별하여, 민통선 내 미상 인원 식별시 작전 절차에 따라 작전 병력을 투입하여 민통선 북방에서 7시 20분경 신병을 확보했다"라고 덧붙였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