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에이치엘비의 '임상결과 허위공시'란 암초에 부딪힌 코스닥에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공매도 일부 재개를 앞두고 가뜩이나 코스닥 주요 종목들에 부담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에이치엘비발(發) 악재가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이치엘비는 전 거래일 대비 6.02%(4천원) 급락한 6만2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52주 최저가인 6만1천2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전일 허위공시 의혹으로 장중·시간외거래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한 이후로도 낙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전일 27% 넘게 급락한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역시 7.76% 하락 마감했다. 장중에는 10% 이상 밀리며 52주 최저가(1만4천85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 연속 이 종목을 내던지기 바빴다.
시장에서는 이번 에이치엘비 사태가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 업종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대거 포진된 만큼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은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마켓 애널리스트는 "에이치엘비가 금융당국의 조사 후 증권선물위원회 조치를 앞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코스닥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더욱이 코스닥 주요 종목인 코스닥150에 대한 공매도 재개는 이제 석 달도 남지 않았다. 코스닥150이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8%(이달 5일 기준)로 절반 수준이지만, 공매도 대차잔고 비중은 공매도 금지 직전인 작년 3월13일 77%까지 확대된 바 있다.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제약 등 이들 삼형제만 해도 모두 코스닥150 종목이다. 공매도 재개에 앞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이후 공매도 대차잔고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공매도 재개로 이전 패턴 회귀 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규 KB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도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에 편입될 정도로 시총이 큰 종목들은 당장 정기변경의 윤곽이 드러나는 4월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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