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빅3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지난 1월 지주사 DL(디엘)과 건설업을 영위하는 신설회사 DL이앤씨로 분할한 가운데 거래 재개 20여일이 지난 이후 이들간 주가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DL은 석유화학사업 등 수익성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DL이앤씨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L은 이날 전 거래일(8만6천300원) 대비 3.13% 줄어든 8만3천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거래재개일인 지난달 25일(7만4천600원)과 비교하면 12.06% 증가한 셈이다. 거래 재개 직후 주가가 6만1천원까지 추락했지만, 다시 주가가 반등하며 8만원 중반대에 안착했다.
반면, DL이앤씨는 이날 전 거래일(11만5천500원) 대비 1.73% 감소한 11만3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재개일인 지난달 25일(종가 12만7천500원) 대비 10.98% 줄어들면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하고 지난해 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월1일부로 분할이 완료됐다.
대림산업은 인적 및 물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 DL과 건설업을 영위하는 신규법인 DL이앤씨, 석유화학업 디엘케미칼로 분할하기로 했다. 분할비율은 DL과 DL이앤씨가 각각 0.44대 0.56이다. DL은 물적분할한 DL케미칼 지분 100%를 비롯해 지주 역할을 한다. DL이앤씨는 대림건설과 해외법인(사우디, 터키)을 담당한다.
이들 기업간 주가 추이가 엇갈린 배경에는 DL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장의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DL은 지주사 역할뿐 아니라 석유화학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 데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L은 대림산업의 화학사업부인 폴리에틸렌(PE), 폴리부텐(PB), EPO부문 등 DL케미칼 100%를 보유한다. 석유화학부문은 매년 꾸준히 8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카리플렉스(Cariflex) 사업부, 광화문 D타워, 대림에너지, 여천NCC 등도 보유 중이다.
DL의 재무건전성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대림산업의 이익잉여금 100%를 DL에 남기고, DL이앤씨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의 부채를 이전하는 탓이다. DL은 부채비율이 74.4%에서 27.9%로 큰 폭으로 감소하지만, 디엘이앤씨는 74.4%에서 96.5%로 20%포인트 가량 증가한다.
이와 달리 DL이앤씨는 주가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분양 공급 절대물량 감소와 상반기 분양공백에 따라 건설업 부문 실적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은 미국 오하이오 HTTGC 프로젝트 캔슬에 따른 선급금 잔여 965억원 손상처리 등 일회성 비용 총 2천여억원이 반영되면서 적자전환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DL이앤씨 역시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NICE신용평가는 최근 DL이앤씨에 대해 "주택 사업 중심으로 우수한 수준의 영업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용등급 AA-에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이는 건설업계 최상위권 신용등급이다.
이로써 DL이앤씨는 국내 3대 신용평가 기관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A-에 '안정적' 등급전망을 받게 됐다. DL 관계자는 "건설과 석유화학, 에너지 등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서 각 분야별로 성장전략을 마련,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재상장 이후 외국인을 필두로 한 순매도가 확대되면서 주가가 다소 고전하고 있다"면서도 "DL이앤씨 실적 턴어라운드는 2022년부터, 합산법인의 산술적 밸류에이션 업사이드가 존재해 주가상승의 재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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