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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통돌이 세탁기의 부활'…신제품 다시 내놓은 이유


드럼 세탁기 인기 속 30%대 판매량 유지하며 '건재'…프리미엄으로 시장 확대

삼성 그랑데 전자동 세탁기 [사진=삼성전자]
삼성 그랑데 전자동 세탁기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 때 드럼 세탁기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관측됐던 전자동 세탁기, 이른바 '통돌이 세탁기' 시장이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와 가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삼성·LG 등 가전업체들은 다양한 기능을 적용한 고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고객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탁기 판매 비중은 드럼 세탁기가 70%, 전자동 세탁기가 30%다. 드럼 세탁기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5%, 10%대 수준이다. 이마트에서도 전체 세탁기 매출 중 전자동 세탁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9년 28%, 2020년 18.4%로 비슷하다.

하지만 가전 양판점에서의 분위기는 다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체 세탁기 판매량 중 30%였던 전자동 세탁기의 비중은 2018년 36%, 2019년 42%, 2020년 46%로 꾸준히 늘었다. 삼성, LG전자 등 국내 기업 제품뿐 아니라 저가의 중국산 전자동 세탁기들 판매량이 많아진 영향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드럼 세탁기보다 저가인 탓에 전체 세탁기 매출에서 전자동 세탁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면 최근 몇 년 새 절반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1990년대까지 대부분 전자동 세탁기를 사용했으나, 지난 2001년 LG전자가 국내 최초 드럼 세탁기인 '트롬'을 출시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드럼 세탁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출시 3년 만인 지난 2004년에는 세탁기 판매량의 50% 이상이 드럼 세탁기였다.

하지만 전자동 세탁기는 불황일 때마다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 2010년에는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 비중이 절반을 유지하다가 2012년에 전자동 세탁기 비중이 58.9%까지 늘어나며 드럼 세탁기(41.1%)와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LG전자의 경우 2012년 상반기에 판매된 세탁기 중 통돌이 세탁기가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에는 드럼 세탁기에 밀려 전자동 세탁기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불황일 때마다 다시 인기를 끌었었다"며 "최근에는 건조기와 함께 일체형으로 쓰려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드럼 세탁기의 인기가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드럼 세탁기를 썼으나 세척력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고객들이 다시 통돌이로 돌아오는 경우도 꽤 많아졌다"며 "특히 50~60대 고객들이 통돌이 세탁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16일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LG 통돌이 세탁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16일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LG 통돌이 세탁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LG전자]

이에 각 업체들은 전자동 세탁기를 찾는 수요층이 앞으로도 20~3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보고 기존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을 몇 년만에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전자동 세탁기가 저가라는 인식을 깨고 다양한 기능을 더한 10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그랑데 통버블'을 출시했다. 16~23kg의 대용량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액티브워시'를 출시한 후 6년 만에 전자동 세탁기 신제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23kg 제품은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 최대 용량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드럼 세탁기에 적용된 버블 세탁 기술을 이번에 전자동 세탁기에 적용해 주목 받고 있다. 그랑데 통버블 세탁기에 적용된 버블 세탁 기술은 특허 받은 '버블키트'에서 만들어 낸 '버블폭포'가 액체 세제의 세척력을 극대화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위생 관련 기술도 강화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이중 안심 필터'는 필터의 양방향에서 먼지나 보풀을 걸러주는 구조로 설계돼 전자동 세탁기의 역동적인 물살에도 꼼꼼하게 먼지를 채집한다. 180도로 열려 필터를 세척하거나 건조하기도 쉽다.

삼성전자 그랑데 통버블 세탁기는 23·21·19·16kg 등 4가지 용량에 블랙 캐비어, 라벤더 그레이, 화이트의 총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출고가는 용량과 색상에 따라 72만9천원에서 109만9천원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LG 통돌이 세탁기' 신제품을 내놨다. LG전자가 통돌이 세탁기를 출시한 것은 2년 6개월 만이다.

LG전자는 트롬 드럼세탁기,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등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능을 통돌이 세탁기에 처음 적용했다. 세탁물 무게와 의류 재질을 미리 확인해 최적의 세탁 방법을 찾도록 함으로써 옷감 손상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글로벌 인증기관인 인터텍(Intertek)이 시험한 결과 신제품은 기존 LG 통돌이 세탁기 대비 10% 이상 옷감 손상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객들은 와이파이(Wi-Fi)로 가전 관리 애플리케이션인 LG 씽큐(LG ThinQ)에 신제품을 연결하면 편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지난해 3월 이후 출시된 LG 트롬 건조기와 연동시켜 스마트페어링 기능을 사용하면, 세탁기가 세탁코스 정보를 건조기에 전달함으로써 건조기가 알아서 건조 코스를 설정하게 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신제품은 녹과 부식 걱정을 줄이기 위해 세탁통 내부를 스테인리스 소재로 마감된 것이 특징이다. 용량은 22kg이며 출하가는 138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돌이 세탁기 수요는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며 "최근 국내에선 프리미엄 가전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 각 업체들이 이를 노리고 기능을 강화해 고가의 제품을 새롭게 내놓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업체들은 저가 제품 중심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이들과 경쟁하려 들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고기능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전자식 세탁기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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