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아파트 집값 떨어진다"…LH 흔적 지우는 입주민들


집값상승률 상위 브랜드 70.9% VS 하위 브랜드 37.4%

경기도 시흥시 목감동 LH목감퍼스트리움 모습 [네이버]
경기도 시흥시 목감동 LH목감퍼스트리움 모습 [네이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LH 흔적 지우기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H가 분양한 아파트가 민간 아파트에 비해 공사비가 적게 투입돼 설계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 탓에 아파트 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시흥시 조남동 LH목감퍼스트리움 입주민들은 최근 단지명을 목감퍼스트리움아파트로 변경했다. 이 아파트는 LH가 분양하고 티이씨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 2015년 8월 준공됐으며 625세대로 이뤄졌다. 인근에 위치한 LH네이처하임(2016년 입주·592세대)도 단지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앞서 대구 '칠성 휴먼시아'는 '대구역 서희스타힐스'로, 부산 '범일LH오션브릿지'도 '오션브릿지'로 각각 개명했다. 수원 호매실지구 내 LH19단지 아파트(1천50가구)도 LH를 뺀 '호매실 스위첸'으로,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연꽃마을 LH4단지 아파트(456가구)는 어울림 연꽃마을 4단지로 등으로 변경했다.

현행 건축법상 공동주택 내 입주자 4분의 3이 동의하고 관할 시·군의 허가만 얻으면 해당 건축물의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 입주민들이 LH 브랜드를 숨기는 배경에는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아파트 브랜드가 가격형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브랜드와 하위 브랜드의 평균 3.3㎡당 가격 차이가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상위 브랜드 아파트 가격상승률은 70.9%, 하위 브랜드의 가격상승률은 37.4%로 조사됐다.

상위 브랜드의 가격상승률은 하위 브랜드에 비해 33.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들 브랜드의 가격 차이는 점점 커지면서 상위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같은 아파트 명칭변경 붐으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칭변경은 아파트가 완공되고, 소유권이 완전히 입주민들에게 모두 이전된 뒤에야 가능해진다. 결국 건물 외벽에 LH 브랜드 등이 설치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다시 삭제된다.

또 아파트 단지명이 변경될 경우 도로명, 안내표지판, 행정자료 등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외관과 단지명에 LH 표시가 있을 경우 선입견을 갖고 보기 때문에 시장에서 좋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LH가 값싸고 질 나쁜 임대아파트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아파트 집값 떨어진다"…LH 흔적 지우는 입주민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