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욱도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지금 누가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언론과 논지에 따라 두 분이 마치 법원 내에서 각각 어느 한편의 정치 진영을 대표하는 양 묘사되고 있다.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욱도 부장판사는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추진에 대해 "정치적 함의가 큰 사안에서 공방의 큰 축인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재판 수정을 시도해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받을 만도 하다"면서도 "정파성이란 맥락까지 감안해도 정파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봤다.
정 부장판사는 "다만 재판 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상 가치가 훼손된 면이 분명히 있고, 이에 대해 형사절차나 징계 절차와 별도로 헌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뚜렷하다"라고 주장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녹취록 사태와 관련해서는 "탄핵 추진에 정치색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헌법상 절차에 없는 언행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요구는 초헌법적 주장, 정파적 논리"라며 사표 반려 조치를 옹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정 부장판사는 "다만 사직 반려 경위에 관해 정정당당히 대응하는 대신 정치권 눈치를 보는 듯한 외관을 만든 점, 특히 논란이 불거진 후 사실과 다른 해명으로 논란을 부추긴 점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직무와 관련해 정치를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은 두 분 중에 없다고, 적어도 그렇게 볼 근거가 현재로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탄핵도 비판도 정치 과정의 하나이고 헌법상 보장되는 일이지만, 사법부 구성원들까지 외부의 부당한 정치화에 휘말려 자중지란을 벌이는 일이 부디 없기를 바란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전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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